“국내 첫 이심 전용”…애플, 초슬림 아이폰 에어로 스마트폰 시장 도전

애플이 물리 유심(USIM) 슬롯을 완전히 제거한 초슬림 스마트폰 ‘아이폰 에어’를 국내에 선보였다. 두께 경쟁이 가속화되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국내 첫 ‘이심(eSIM) 전용’ 모델이라는 점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아직까지 이심 사용이 일상화되지 않은 국내 통신 시장에서, 애플의 강한 실험이 새로운 변화의 계기가 될지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애플의 아이폰 에어는 두께 5.64mm 설계를 실현했다. 함께 공개된 아이폰17 일반 모델(7.8mm)과 비교해도 크게 얇은 차세대 디자인이다. 기존 삼성전자 갤럭시S25 엣지처럼 유심 슬롯을 남겨둔 얇은 스마트폰과 달리, 애플은 아예 유심 슬롯 자체를 제거해 초슬림화를 이뤄냈다.

이심은 스마트폰 내부에 내장된 전자식 가입자 인증 모듈이다. 전통 유심처럼 모바일 신분증 역할을 하면서, 실물 카드 대신 소프트웨어(SW) 기반 코드만으로 작동한다. 가입자는 QR코드만 스캔해 이심을 즉시 개통할 수 있고, 발급 비용 역시 기존 유심(7700원) 대비 낮은 2750원 선이다. 물리 카드 교체가 필요 없어 분실·도난 우려도 낮고, 여러 회선을 한 기기에서 간편하게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해외여행에서 로밍 없이 현지 유심을 쓰더라도, 별도 유심 교환 없이 이심만 추가 개통해 국내 번호와 현지번호를 동시에 유지할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 주요국에서는 이심 활용도가 높아 여러 번호를 동시에 쓰는 환경 구현이 자유롭다.

국내의 경우 2018년 아이폰 XS에서 이심 기능이 처음 탑재됐지만, 규제 기반 미흡으로 사실상 스마트워치 용도에만 쓰였다. 이후 2020년부터 일부 알뜰폰(MVNO)이 이심 요금제를 도입했고, 2022년 9월 1일부터 이통3사와 제조사, 정부의 협업으로 공식적으로 스마트폰 이심이 허용됐다. 이때 이후 아이폰 XS 이상 모델, 삼성 갤럭시Z 폴드4·플립4 등 주요 플래그십 제품에서 이심 사용이 본격화됐다.

이용 가능 단말기 확대로 이심 인식은 확대 추세지만, 여전히 국내 이심 이용률은 낮은 편이다. 최근 SK텔레콤 해킹 사고에 따른 대규모 무상 유심·이심 교체, 이통사들의 가입 편의성 개선 등으로 점차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반면, 아직 이심 전용 모델에 익숙하지 않은 국내 이용자를 위한 제도·업계 지원은 남은 과제다. 유심은 카드를 교체하면 바로 쓸 수 있으나, 이심은 새 기기나 중고 기기에서 개통할 때마다 신규 발급을 받아야 하며, 발급 과정이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에겐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또, 중고거래 시 기존 소유주가 이심을 해지하지 않으면 개통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 IMEI(기기 고유번호) 기반 회선 인증 체계이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사양과 가격 논쟁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아이폰 에어는 기존 모델 대비 낮은 배터리 용량 등 일부 기능 제약에도 불구, 더 높은 가격으로 출시된다. 초슬림 디자인만으로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을지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심 전용 스마트폰의 도입이 통신 서비스 가입 방식, 중고 유통, 보안 등 실생활 변화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비대면 개통 비중이 늘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매장을 찾지 않고 온라인이나 앱에서 즉시 회선을 개통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이심 경험자 비중이 제한적이어서, 애플 아이폰 에어를 계기로 이심 기반 모바일 생태계가 본격 확장될지 전망이 엇갈린다.

산업계는 이번 이심 전용 스마트폰 출시가 실제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기술의 혁신 속도와 함께, 사용 환경·제도·소비자 인식이 산업의 전환을 견인할 수 있을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