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무속인 잔혹 퇴마극→가족 모두 붕괴된 밤의 진실
기억 저편 가족애는 끝내 무력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미신과 맹신의 그림자 속, 인천 부평구 고깃집 2층에서 펼쳐진 살인 퇴마극의 충격적인 진실을 파헤친다. 숯불에 뒤덮인 채 결박 당한 이수연의 마지막 밤, 퇴마의 명분은 단지 피할 수 없는 공포로 변해갔다.
처음 세상에 알려진 사건의 실체는 지극히 평범한 안타까움이었다. 추석 연휴 끝자락, 명절에도 쉬지 못하던 서른다섯 살 여성 이수연이 고깃집에서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 뒤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잔혹한 범죄가 숨어 있었다. CCTV 영상이 밝혀낸 진실은 전혀 달랐다. 철제 구조물 위에서 손발이 결박된 채 3시간을 숯불 위에 견딘 그녀의 모습은 가족의 이름조차 모욕하는 폭력이었다.

사건의 중심에는 70대 무속인인 친이모와 그녀의 자녀들, 친족이란 울타리가 있었다. ‘악귀를 퇴치한다’는 명분 아래 이들은 퇴마 의식이라는 이름으로 집단 고문을 이어갔다. 수연이의 손목과 발목은 사슬에 묶이고, 입에는 재갈이 물린 채, 수차례 숯불이 더해질수록 그녀의 생명은 서서히 꺼져갔다. 끝내 병원으로 옮겨진 후에도, 화상과 장기부전의 흔적만이 남았다.
수사는 가족의 충격적 결속과 사회의 맹목적 신앙을 드러냈다. 범행 동기에 대해 무속인 김씨는 조카가 더 이상 자신의 곁에 머무르지 않으려 한다는 불안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인들의 증언은 그녀가 오랜 기간 신도와 가족을 굿과 공양, 미신의 끈으로 쥐락펴락해온 사실을 뒷받침했다. 검찰 조사 결과, 상해가 아닌 살인 혐의로 가해자 전원이 재판에 넘겨지면서, 이 사건은 비극 그 이후까지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가장 기이한 소식은 남은 가족 전체가 여전히 사망한 딸 대신 '가해자'인 친족의 억울함을 호소한다는 점이다. 미신의 미끼에 걸려, 학생 때부터 선량하기로 소문났던 수연의 마지막마저 외면하는 현실은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한다. 자기 가족을 법정에 세운 뒤에도, 부모는 이 모든 것이 사고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번 취재를 통해 가족의 이름으로 감춰진 맹신과 범죄, 그리고 전근대적 종교신앙이 얼마나 뿌리 깊게 사회에 먹혀 들었는지를 집요하게 들춰냈다. 퇴마 의식이라는 이름의 살인, 그리고 피해조차 감싸는 가족의 심리 뒤에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맹목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오늘 밤 11시 10분, 시청자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이 사건의 전모와, 가족과 신앙의 경계에서 흔들린 우리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