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캐나다 수출 재개”…관세 장기화 속 미국 생산 투싼 전략→시장 회복세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미국 앨라배마 공장 생산량을 바탕으로 캐나다 수출을 재개하며 시장기조에 중대한 변곡점을 마련했다. 관세 장벽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재고 최적화 및 캐나다 내 판매 호조세에 힘입어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현대차의 지난 8월 미국발(發) 수출 물량은 1천894대로, 전월(450대) 대비 무려 321% 폭증했다. 미국-캐나다간 관세전쟁 여파로 지난 6월 ‘제로(0대)’까지 떨어졌던 수출 실적이 평년 수준인 작년 월평균(1천883대)에 근접하며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양국 정부가 자동차 및 철강, 알루미늄에 현행 25% 관세를 유지하면서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보복관세 철회에 선을 그은 상황은, 현대차의 재고 운영 부담을 높였다. 이에 캐나다시장 대응을 위한 수출 정상화가 불가피했다고 업계는 진단했다.

주목할 점은 캐나다 시장에서의 현대차 판매 호조다. 지난 8월 현대차 및 제네시스의 캐나다 판매량은 1만3천611대를 기록, 전년 동월 대비 20% 성장세를 나타내며 11개월 연속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되는 대표 SUV 모델 투싼은 3천450대가 판매되며 작년보다 59% 급증하는 성과를 냈다. 이처럼 투싼 신차가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현대차 역시 관세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적극적으로 수출을 재개하는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정교한 시장 분석과 공급망 최적화 전략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더불어 기아 멕시코 공장을 활용하는 생산재배치 전략을 바탕으로,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캐나다 시장 대응 역량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기획재경본부 이승조 본부장은 “기아 멕시코 공장 생산물량의 재분배를 통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변수와 관세 장기화 국면 속에서 현대차의 기민한 생산-공급 재조정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