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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짓던 한국인 범죄자 취급”…샌델, 트럼프 2기와 초양극화 경고
정치

“공장 짓던 한국인 범죄자 취급”…샌델, 트럼프 2기와 초양극화 경고

신유리 기자
입력

초양극화와 이로 인한 사회 분열이 미국과 한국의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하버드대학교 마이클 샌델 교수가 강도 높게 지적했다. 최근 통일부가 주최한 '2025 국제한반도포럼' 기조강연에서 샌델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시나리오와 미국 내 반이민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미국·한국 민주주의의 불안정성을 강조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한 샌델 교수는 “한국은 해방 이후 80년간 경제, 민주주의, 문화에서 대단한 성취를 거뒀다”며 “그 중 가장 불안정하지만, 가장 소중한 것이 바로 민주주의”라고 평가했다. 샌델 교수는 “전 세계 민주주의를 바라는 이들이라면 한국의 계엄 사태‧혁명에 큰 감명을 받았을 것”이라며, 민주주의의 위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외국인 대거 추방이 추진되며 공장을 세우려던 한국인 인력들도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고 구체 사례를 언급했다. 특히 “조지아주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려다 범죄자 취급을 당한 한국인 수백명도 그에 포함된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우려되는 최악의 모습을 꼽았다.

 

샌델 교수는 양국의 초양극화 현상에 주목했다. 그는 “세계화로 인한 부 창출이 상위 20%에 집중되는 동안, 중산층의 소득은 정체됐고 하위 20%는 성과를 체감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또한 능력주의에 대한 과도한 신뢰가 노동자와 저학력자에 대한 사회의 시선을 왜곡해 분노가 누적되고, 과격한 정치 지도자들이 이를 대중영합적으로 이용한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에서는 샌델 교수의 경고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기 반이민 정책과 극우 단체 범죄가 사회문제가 됐고, 한국 역시 최근의 탄핵 국면과 법원 공격 사태 등 민주주의 양극화의 심화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샌델 교수는 미국 내 친트럼프 활동가 찰리 커크 피살, 한국의 법원 공격 사건을 지목하며 "진영 간 공존조차 위협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샌델 교수는 “한국 사회가 북한과 어떤 종류의 공존을 선택할 것인지 논의하려면, 정치적 양극화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일담론과 대북정책의 합리적 논의를 위해선 내부 사회 통합이 필수 전제 조건임을 강조한 것이다.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샌델 교수의 분석이 향후 한미 양국의 민주주의 회복과 통합 논의, 극단적 진영 대립 해소를 위한 정책적 숙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회와 정부는 향후 초양극화 완화, 공정한 사회 구축, 성숙한 민주주의 회복을 둘러싼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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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샌델#도널드트럼프#초양극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