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토닉 약국 AI 플랫폼 팜지기 출시…스마트 약국 전환 촉진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플랫폼 기업 디토닉이 약국 업무 전반을 디지털화하는 통합 서비스 팜지기를 선보이며 스마트 약국 시장 진입에 나선다. 약국 내 보안과 처방전 관리 등 규제 준수 영역을 AI와 클라우드 기술로 묶어 제공해, 소규모 사업장인 동네 약국까지 디지털 헬스케어 인프라를 확장하는 시도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약국을 거점으로 한 의료 데이터·보안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디토닉은 27일 약국 보안 관리와 처방전 관리 등을 통합 지원하는 스마트 약국 서비스 팜지기 출시를 발표했다. 팜지기는 약국에서 발생하는 동시간대 영상 기록과 각종 운영 데이터를 디지털로 통합 관리해 약사의 반복적인 수기 업무를 줄이고, 처방전 보관과 관리 업무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

핵심 기술은 클라우드 기반 AI 폐쇄회로 TV 영상 분석이다. 약국 내부와 출입구 등에서 수집되는 영상 정보에 대해 인공지능이 빠른 검색과 자동 감지 기능을 제공해, 이상 상황 탐지와 경로 추적을 신속하게 수행하는 구조다. 기존 단순 녹화형 CCTV 대비 특정 시간대·상황을 찾는 시간이 크게 단축되고, 오인 출입이나 약품 분실, 금전 사고 등 분쟁 발생 시 증거 확보와 경위 파악이 정교해지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특히 이번 기술은 약국이 부담해 온 규제 대응 업무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의약품 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처방전은 일정 기간 보관 의무가 있고, CCTV 영상은 개인정보와 직결돼 관련 법규를 준수해야 한다. 팜지기는 처방전 보관 이력과 영상정보 보존 기간, 접근 권한 등을 통합 관리하는 환경을 제공해, 보건·개인정보 관련 규정 준수와 사후 감사 대응을 체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디토닉은 이러한 구조가 약국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 비용을 줄이고, 환자 입장에서는 조제 과정의 투명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확장 전략도 병행된다. 디토닉은 스마트 약국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26일 서울약사신용협동조합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이번 협력을 통해 환자와 약국의 안전 및 신뢰도 향상, 관련 법규 준수와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약국 운영 효율 극대화를 공동 목표로 제시했다. 실제 약국 현장에서 팜지기 서비스에 대한 수요와 usability 평가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기능을 개선하는 구조다.
향후 팜지기는 보안·처방전 관리 중심 서비스에서 재고 관리, 정산, 발주까지 아우르는 운영 플랫폼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현재 많은 약국이 재고와 발주를 엑셀, 개별 프로그램, 수기 방식 등으로 분산 관리하고 있어, 유통기한 관리나 품절 대응, 보험 청구 정산에서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디토닉과 서울약사신협은 현장 피드백을 반영해 이러한 업무 흐름에 AI 기반 수요 예측, 자동 발주 추천, 정산 오류 검증 기능 등을 단계적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약국 디지털화는 원격의료, 전자의무기록, 보험 청구 시스템과 연동되는 핵심 노드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대형 약국 체인을 중심으로 처방 데이터와 고객 관리, 로봇 조제, 디지털 치료제 연계 플랫폼이 이미 확산되는 추세다. 한국에서는 병원 정보시스템에 비해 약국 디지털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분절돼 있어, 이번과 같은 통합 플랫폼이 확산될 경우 중소 약국의 IT 격차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료정보와 영상데이터를 동시에 다루는 서비스 특성상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인증 수준이 사업 확장의 관건이 될 가능성도 있다. 영상 분석 AI의 오탐지나 시스템 오류가 발생할 경우, 조제 과정 분쟁이나 보안 사고 대응에 혼선을 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 담당 부처와 개인정보보호 당국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인증 기준을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있어, 팜지기와 같은 플랫폼도 시스템 설계 단계에서부터 데이터 최소 수집, 암호화, 접근 통제 등 기술적 보호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용주 디토닉 대표는 자사의 AI 역량을 앞세워 기존 데이터 플랫폼 사업에서 국방, 메디컬, 전력, 환경, 금융 등으로 적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팜지기는 그중에서도 의료 현장과 소비자에 가장 근접한 서비스로, 향후 공공과 산업 전반으로의 AI 전환을 가속하는 시험대 역할을 할 수 있다. 업계는 약국이 병원과 환자 사이의 최전선 접점이라는 점에서, 디토닉의 시도가 실사용 사례를 얼마나 축적하느냐에 따라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인프라의 폭과 깊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팜지기를 포함한 스마트 약국 기술이 규제와 보안 요구 수준을 충족하면서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약사와 환자 모두에게 체감되는 효율과 신뢰 제고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