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슛 18개 폭풍”…유기상·이정현, 일본전 맹활약→안준호 감독의 쓴소리에 울림
긴장감이 응축된 경기장, 강렬한 눈빛의 선수들과 코트를 흔드는 관중의 함성. 일본과의 맞대결은 공격과 수비가 교차하는 혼돈의 연속이었으나, 림을 가르던 3점슛이 흐름을 단번에 뒤집었다. 18개의 외곽포가 터진 그 순간, 안양정관장아레나의 열기는 폭발했고 선수들은 감격 속에 서로를 껴안았다.
11일 경기도 안양정관장아레나에서 열린 2025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1차전에서 한국은 일본을 91-77로 물리쳤다. 팀 전체가 3점슛 36개를 시도해 18개를 꽂아넣으며 50%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고, 대표팀 역사상 처음으로 적중률 반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유기상은 3점슛을 5개 성공시키며 공격의 선봉에 섰고, 이정현 역시 5개의 3점포와 함께 맹활약했다. 이현중 또한 4개의 3점슛을 기록하며 공격 흐름에 힘을 보탰고, 여준석은 18점 6리바운드의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경기 초반부터 양 팀은 강한 수비와 빠른 템포의 공방전을 전개했다. 한국은 외곽슛이 림을 깨뜨릴 때마다 리드를 거머쥐었지만, 일대일 수비와 리바운드 싸움에선 허점을 노출했다. 실제로 한국은 리바운드에서 31-39로 밀렸고, 공격 리바운드만 일본에 17개를 허용했다는 점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안준호 감독은 승리 뒤에도 고개를 떨궜다. “선수들이 ‘원 팀 코리아’라는 마음으로 임해줘서 고맙다. 그러나 제공권을 내주면 국제무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며 따끔한 쓴소리를 남겼다. 특히 “빠른 농구가 무너진다면 답이 없다. 리바운드와 수비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여준석을 비롯한 해외파들이 모범을 보여주길 바란다는 주문을 덧붙였다. 이어 “라인업은 정해진 것이 아니다.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얼마나 헌신하느냐가 선수 활용의 우선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일본의 토마스 호바스 감독은 “3점슛 능력에서 차이가 컸다. 젊은 선수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됐다”고 평가했다. 테이브스 가이 또한 “경기 초반과 3쿼터에 3점포를 반복적으로 허용했다”며, 다음 변화에 의지를 내비쳤다.
승리의 기쁨 뒤에는 냉정한 과제 역시 남았다. 3점슛으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드러난 허점은 국제무대에서 더욱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관중들은 박수와 환호, 긴 호흡으로 선수들을 격려하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담담히 코트 위를 떠나는 선수들, 땀에 젖은 유니폼 너머로 드러나는 단단한 각오.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앞으로의 평가전에서 수비 조직력 강화와 제공권 보완을 과제로 삼으며, 국제대회를 향한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