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TPU 확산 잠재력 아직 저평가”…핀볼드, 알파벳·엔비디아 비교에 투자 전략 분화 전망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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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26일, 온라인 금융 매체 핀볼드(Finbold)는 인공지능(AI) 투자 열풍 속에서 2026년을 겨냥한 미국(USA) 빅테크 투자 전략을 다루며 알파벳(Alphabet)과 엔비디아(Nvidia)의 매력도를 정면 비교하는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평가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AI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일부 경제학자와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2026년 초 AI 투자 둔화 가능성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핀볼드 보도에 따르면 알파벳은 2025년 전반적인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주가 흐름이 뚜렷하게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구글(Google)의 제미니(Gemini) 기반 AI 생태계 확장, 온라인 광고 매출의 회복세, 그리고 구글클라우드(Google Cloud)의 성장세가 맞물리며 기업 전반의 체력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텐서프로세싱유닛(TPU) 등 자체 AI 전용 칩 활용이 확대되면서, 중장기적으로 비용 구조 개선과 이익률 상승 여지가 크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알파벳·엔비디아 2026년 투자 매력도, AI 전환 속 엇갈린 전망
알파벳·엔비디아 2026년 투자 매력도, AI 전환 속 엇갈린 전망

시장 일각에서는 TPU 채택 확산이 가져올 장기 마진 개선 가능성이 아직 현재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알파벳이 광고, 유튜브(YouTube), 클라우드, 구독 서비스, 소비자용 AI 등 다각화된 매출원을 확보한 점은, 2026년 초 AI 인프라 투자 속도 둔화를 경고하는 시나리오 속에서도 손익 구조의 방어력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약 40억 명 이상이 이용하는 플랫폼 전반에 제미니 기반 기능이 적용되면서, 검색·동영상·모바일 운영체제 등에서 신규 수익화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점도 중장기 성장 모멘텀으로 지목됐다.

 

반면 엔비디아는 2025년 내내 데이터센터용 GPU 수요 증가를 바탕으로 전례 없는 성장세를 이어온 것으로 평가된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고성능 그래픽 프로세서 공급을 사실상 주도하며, 매출과 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연이어 상회하는 흐름이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핀볼드는 2026년으로 시계를 옮기면,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담 요인으로 부각될 소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엔비디아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실적 변동성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조정되거나, 데이터센터용 GPU 매출 성장률이 둔화할 경우, 이미 높은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급격한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다. 특히 메타(Meta)가 TPU 도입을 시험하고, 아마존닷컴(Amazon.com)이 그래비톤(Graviton)·트레이니움(Trainium) 등 자체 칩 개발을 확대하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마이아(Maia) 칩 활용을 가속하는 등 주요 고객사들이 의존도 축소 전략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리스크로 거론됐다.

 

핀볼드는 글로벌 AI 칩 수요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들 대형 고객사가 자체 칩 비중을 높일 경우, 엔비디아의 성장률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AI 인프라 투자 속도가 둔화될 경우, 매출 구조상 데이터센터 관련 비중이 절대적인 엔비디아가 알파벳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도 붙었다. 알파벳은 광고와 콘텐츠, 클라우드, 소비자용 서비스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반면, 엔비디아는 여전히 AI 칩 수요 사이클에 강하게 연동돼 있어 경기와 투자 심리 변화에 더 민감하다는 것이다.

 

국제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이 같은 분석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투자은행과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엔비디아의 기술 우위와 생태계를 고려할 때 AI 투자 열기가 예상보다 길게 지속될 수 있다고 보며, 단기적인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불구하고 장기 성장성에는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빅테크의 자체 칩 전환과 경쟁사 진입이 불가피한 구조적 흐름이라고 보고, 알파벳처럼 다양한 수익원과 자체 인프라를 동시에 가진 기업이 위험 대비 수익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고 평가한다.

 

핀볼드가 인용한 AI 모델 기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2026년을 기준으로 할 때 성장성과 밸류에이션의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알파벳이 엔비디아보다 더 매력적인 선택이라는 결론이 제시됐다. 보고서는 그 이유로 TPU 생태계 확장에 따른 비용 절감 가능성, 소비자·기업용 AI 제품의 동시 모멘텀, 그리고 광범위한 매출 기반이 경기 변동과 AI 투자 사이클 둔화의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라는 점을 꼽았다.

 

다만 핀볼드는 AI 인프라 투자 열기가 예상보다 오래, 그리고 더 큰 규모로 이어질 경우, 엔비디아가 여전히 높은 상승 잠재력을 지닌 종목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AI 칩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와 소프트웨어·플랫폼 생태계 구축 노력이 계속되는 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쉽게 식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 자본시장은 알파벳과 엔비디아를 둘러싼 이 같은 상반된 전망 속에서, 2026년 AI 투자 사이클의 실제 흐름을 가늠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AI 전환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성장주 간 온도 차와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파벳과 엔비디아에 대한 핀볼드의 상반된 평가가 향후 빅테크 전반의 재평가 흐름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2026년 AI 투자 사이클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국제사회와 금융시장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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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엔비디아#핀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