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없는 상임위원장 선출은 협치 파괴”…여야, 국회 본회의 정면 충돌
상임위원장 선출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면으로 맞섰다. 27일,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 등 4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자,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불참한 채 “협치 파괴”를 외치며 강력 반발했다. 여야가 ‘국회 주도권’과 ‘민생 법안 처리’를 내걸고 격렬히 충돌하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상임위원장 선출을 밀어붙였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민생·경제 회복, 민생·개혁 입법 추진을 위해 공석인 상임위원장 선출을 더 미룰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이 민생 회복을 위해 진력하는 이재명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민의에 역행하는 묻지마식 폭주가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비판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역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는 것은 책임 있는 정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규탄대회를 여는 것은 자유지만 국민들이 동의하겠냐”며 “경제를 망친 정당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곧장 반격에 나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규탄대회에서 "민주당이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열고 법사·예결·운영·문체위원장을 독식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협치 요청이 있은 지 단 하루 만에 협치를 무너뜨렸다"며 민심 이반을 우려했다. 이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과 107석의 힘으로 가까스로 저지했던 악법이 쓰나미처럼 밀려올 것"이라며 "국민과 민생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이런 식의 민주당 의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또한 이재명 대통령에게 "소통과 협치를 강조했다면 진짜 협치의 모습을 보여달라"며 직접 면담을 요청했다.
여야 대립이 한층 격해지면서 국회 운영과 주요 법안 처리에도 불씨가 남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법안 처리 주도권을 둘러싼 여야 힘겨루기가 장기화될 경우, 민생 입법 공백이 우려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국회는 상임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책임 공방과 쟁점법안 처리 방향을 두고 치열한 대립을 벌였다. 정당 간 협치 논란이 정국의 새로운 갈등 축으로 부상한 가운데, 국회는 다음 회기에서 협상 재개 여부와 민생 법안 처리 문제를 두고 여야 간 신경전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