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노이드 혁신”…삼성바이오로직스, 동물실험 대체 시장 선점→신약 개발 지형 변화

전 세계적으로 동물실험 폐지의 흐름이 본격화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은 연구개발 패러다임의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기존 동물실험 단계의 점진적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국내 주요 제약사 또한 신기술 도입과 사업모델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오가노이드와 생체조직칩, 인공지능 기반 신약 후보 스크리닝 등은 그 중심에 서 있으며, 시장 선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동물실험의 윤리적·경제적 한계에 대한 논의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오가노이드 기술은 가장 촉망받는 동물대체 방안으로 각광받는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 배양해 만든 조직·장기 유사체로, 환자의 세포 특성을 85%까지 재현한다고 평가된다. 기술적 진전과 더불어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뚜렷하다.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10억달러(1조3678억원)에서 2030년 33억달러(4조5137억원)로 연평균 22%씩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항암 신약 개발을 위한 오가노이드 기반 약물 스크리닝 서비스를 론칭하며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기존 동물 및 2차원 세포 모델의 낮은 환자 유사성을 극복하고, 연구 비용과 윤리적 논란을 줄여줄 전망이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넥스트앤바이오,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 등도 국내 오가노이드 기술 상용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또한 생체조직칩(Organ-on-a-chip) 또한 동물실험의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미세생리시스템을 활용해 인간 주요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칩 위에 구현함으로써, 신약 후보의 효능·독성 평가에서 재현성과 일관성을 높인다. 멥스젠은 세계 최초로 조직 자동배양 시스템을 선보였으며, 자동화 기반으로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휴먼에이스, 바이오스페로, 에드믹바이오 등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생체조직칩 사업에 뛰어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동물실험 규제 강화와 함께 글로벌 신약개발 프로세스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바이오 분야 평론가는 “오가노이드와 생체조직칩 등 차세대 동물대체 기술이 전임상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고 신약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국내 기업들이 국제 표준화 및 원천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는 만큼, 신기술 선점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