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0% 강세”…국방부 발표 후 아난티 등 남북경협주, 투자자 기대감 급반영
6월의 햇살이 강하게 내리쬔 12일, 한반도 정세는 뜻밖의 온기를 머금었다. 국방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남북경협주가 코스닥 시장에서 일제히 질주했다. 이날 시장의 중심에는 과거 금강산 리조트 개발의 주인공이었던 아난티가 우뚝 섰다.
아난티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6.70% 상승한 9,87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더불어 장중 한때는 1만120원까지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뚫었다. 남북 협력에 대한 환상이 아닌, 구체적 기대감이 주가에 빠르게 투영된 결과였다.

이날 상승세는 아난티에만 머물지 않았다. 한때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좋은사람들은 7.28% 상승한 1,297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인디에프가 12.67%, 모나용평이 9.39%, 일신석재가 5.39%의 강세를 기록했다. 경협주 전반에 훈풍이 퍼진 모양새다.
국방부는 확성기 방송 중단이 남북 신뢰 회복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약속 이행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로 인해 재개했던 방송을 1년 만에 멈추는 변화였다. 낡은 분단의 흔적에 조심스럽게 평화의 물길을 터주는 순간이었다.
미국 측 동향 역시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소통 가능성을 언급하며, 남북·북미간 대화 재개의 작은 진동을 예고했다. 투자자들은 정부의 신호와 미국의 추가 메시지에 반응했고, 이는 남북경협주의 동반 급등으로 이어졌다.
다만, 시장은 경색된 정세 속에서 단기적 변동성 확대를 경고하고 있다. 남북 관계에 관련된 추가 정책 변화, 북한의 다음 입장 표명 등이 주가에 직접적인 파동이 될 수 있기에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오늘의 주가는 잠시 피어난 기대의 푸른 잎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남북 간 신뢰와 교류의 변화가 일상과 자산에 미칠 파장, 그리고 더 안전한 투자 환경이 자리 잡을지 가늠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정책, 남북의 직접적 메시지에 계속 귀를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다. 한반도 평화의 작은 숨결이, 현실의 숫자가 돼 각자의 삶에 불어올 날을 기다릴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