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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견우 절규에 얼어붙은 저녁”…추영우, 오열의 끝→고립된 상처 내일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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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견우 절규에 얼어붙은 저녁”…추영우, 오열의 끝→고립된 상처 내일을 묻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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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시간을 견디는 배견우의 눈동자에는 버려짐의 그림자와 외로운 한숨이 짙게 번졌다. 뜨겁게 맺힌 슬픔 뒤로는 할머니 옥순에게서만 전해지던 온기마저 흩어지며, 추영우가 그려낸 배견우는 다시 한 번 삶의 끝을 서성였다. 탐탁지 않은 세상과 질시, 멈추지 않는 비극 속에 얼어붙은 견우는 결국 삶에 대한 염원조차 서툴게 무너뜨렸다.

 

‘견우와 선녀’에서 추영우는 조용히 마음을 닫은 인물의 고립된 감정을 촘촘히 포착했다. 양궁 국가대표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견우는 불운과 누명이 반복돼 날선 태도를 세울 수밖에 없었다. 견디기 어려운 외면과 오해, 끊임없는 불행은 견우를 점점 더 세상과 단절시켰다. “미움도 자꾸 받다 보면 익숙해진다”는 독백처럼, 그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날을 세우며 타인의 온기조차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슴도치처럼 다친 마음”…추영우, ‘견우와 선녀’ 오열 연기→섬세한 감정 폭발
“고슴도치처럼 다친 마음”…추영우, ‘견우와 선녀’ 오열 연기→섬세한 감정 폭발

성아 앞에서 “가. 오지 마”라고 절박하게 선을 그은 견우, 자신의 불운이 타인에게 전염될까 두려워 마음의 벽을 쌓고 또 쌓았다. 적막한 방 한구석, 오열하며 할머니의 부재를 껴안은 순간, 추영우의 동공과 자잘하게 떨리는 입술에는 슬픔과 분노, 불안이 한꺼번에 스며들었다. 아무 말 없이 움켜쥔 손끝에선 살아남으려는 몸부림이 느껴지고, 찬바람이 도는 일상 속 견우의 처지는 보는 이주 감정까지 흔들어 놓았다.

 

누구에게도 호의를 허락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최후의 보루였다. 그러나 동시에 미움과 자책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는 견우의 현실은 극의 몰입을 더했다. 평범한 하루가 도무지 쉽지 않은 인생, 살아남기에만 온 신경이 곤두선 모습에서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가 가시처럼 번졌다. 오직 할머니에 의해 겨우 버텨온 견우의 삶은 옥순의 죽음 이후 한없이 무너졌다.

 

추영우는 냉소와 간절함, 차갑고도 애처로운 외로움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배견우의 서사에 깊이를 더했다. 외면당하고 조롱받는 슬픔, 사랑이 두려워 또다시 선을 긋는 자기만의 방어기제를 그려낸 진한 내면 연기는 시청자의 공감과 연민을 동시에 자아냈다. 잔잔한 한마디, 무너진 눈빛 하나에서 견우의 지난 고통과 내일의 불안이 교차했다.

 

자포자기와 외로움 끝에서 멈춰선 배견우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내일도 견딜 수 있을지 그 서사에 시청자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도망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삶 속에 남겨진 견우의 감정이 앞으로 어떤 반전을 맞을지, 추영우 특유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밤하늘처럼 길게 여운을 남겼다. tvN 월화드라마 ‘견우와 선녀’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되며, 매회 한 겹 더 깊어지는 인물들의 서사와 감정의 변곡점을 예고했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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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영우#견우와선녀#배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