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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결제 시스템 무기화 우려”…중국인민은행장, IMF 투표권 조정 촉구에 국제 금융질서 변화 전망
국제

“달러 결제 시스템 무기화 우려”…중국인민은행장, IMF 투표권 조정 촉구에 국제 금융질서 변화 전망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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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6일, 중국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에 실린 판궁성 중국인민은행(People's Bank of China) 행장의 기고문이 공개됐다. 판 행장은 미국(USA) 달러 기반 국제 결제 시스템의 무기화 가능성을 경고하며, 국제통화기금(IMF) 내 투표권 구조 조정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미중(USA-China) 간 금융 및 외교 경쟁의 흐름 속에서 국제 금융 질서의 개편 요구가 확산되는 흐름과 맞물려 각국의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판 행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달러가 국제 기축통화로 부상한 이래, 통화의 공공재적 역할과 미국(USA)의 국가이익이 충돌하는 구조적 모순이 누적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불균형이 장기적으로는 세계 금융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특히, 지정학적 갈등이나 안보적 필요, 전쟁 발발 등 상황에서 달러 결제 인프라가 쉽게 무기화돼 글로벌 경제 안정성에 위협이 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산업별 공급망과 국제 금융 거래 전반에서 달러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제도적 취약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中인민은행장 “달러 결제 시스템 무기화 지적…IMF 투표권 조정 촉구”
中인민은행장 “달러 결제 시스템 무기화 지적…IMF 투표권 조정 촉구”

과거에도 중국(China)는 달러중심 금융체계의 개혁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최근 유로화(Euro), 위안화(RMB) 등 복수 통화 간 경쟁 강화를 통해 글로벌 금융 질서의 다원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판 행장은 “기축통화 국가가 늘어난다고 해도, 해당국은 국제 사회에서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히며, IMF 특별인출권(SDR) 확대나 초국가적 기축통화 도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현 단계 국제 정세에서는 추진 동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신중론도 내비쳤다.

 

각국 반응 역시 엇갈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으나, 국내외 주요 언론은 이번 중국 측 발언을 ‘미국 중심 금융질서에 대한 실질적인 도전’으로 해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와 CNBC 등 주요 매체는 “최근 들어 중국의 금융 개혁론이 구체적으로 표면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신흥국과 개도국 진영 내에서도 IMF 투표권 조정에 대한 지지 여론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임을 조명했다.

 

판 행장은 또 국제 금융기구(MDBs)에서 선진국 위주 지분구조가 수십 년간 고착화됐다며, 신흥시장과 개도국에 대한 대표성과 발언권 확대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일부 국가가 국제기구에서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며 행정권을 과도하게 행사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이 미국-중국 간 금융 패권 경쟁을 넘어, 국제결제 인프라 개편과 연계된 신흥국의 집단적 협상력 강화로 이어질 조짐”이라고 진단한다.

 

향후 글로벌 금융 질서와 IMF 내 의사결정 구조 변화 논의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국제사회는 달러 체제의 불균형, 결제 시스템 무기화 가능성, 초국가적 통화 도입 논의 등 제반 사안에 대한 실질적 이행 의지를 면밀히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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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궁성#중국인민은행#im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