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 세월호 강단에서 내란 특검 지휘”…윤석열 비상계엄 수사→역사 한복판 선다
굴곡진 삶을 품은 검사의 단호한 의지가 또 한 번 대한민국 현대사의 물결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논란에 대한 내란 특검 특별검사로 임명되며, 검찰 최대 규모의 수사진을 지휘한다. 60세, 그 진중한 발걸음 뒤엔 세월호 참사 강제 수사로 권력과 마찰하다 좌천됐던 뼈아픈 경력이,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서의 극적인 복권과 이재명 대통령의 전격 발탁이 켜켜이 쌓여 있다.
내란 특검 수사팀은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전례 없는 복잡함과 무게를 안고 있다. 파견 검사만 60명, 전체 수사진이 200명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 조은석의 내정 배경에는 한 치 양보 없는 원칙과 조직 장악력, 그리고 박근혜 정부 때 세월호 구조 부실을 정면 돌파했던 그만의 저력이 자리했다. 세월호 수사 당시 미운 털이 박혀 청주지검장,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 한직을 떠돌던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고검장으로 ‘금의환향’하며 검찰 내 정치화와 거리를 둔 독립적 수사관의 길을 지켰다.
!["세월호 수사 드라이브 걸어 좌천됐던 검사"…조은석, 윤석열 내란 특검 특별검사→최대 규모 수사진 이끈다 [프로필] / 연합뉴스](https://cdn.presscon.ai/prod/129/images/resize/800/20250613/1749768492878_992836814.webp)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재명 대통령이 각 당의 특검 후보자 추천을 받고 임명시한 첫날인 12일 밤, 조 전 권한대행을 내란 특검 특별검사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내란 특검은 김건희 특검, 채상병 특검과 함께 세 특검 중 최대 규모 사안을 맡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준비 의혹과 그 일체 사건들이 수사 대상이다. 경험과 실력, 조직 관리 능력을 모두 갖춘 '강단형 수사관' 조은석이란 결론은 진통 끝의 당연한 선택처럼 다가온다.
조은석 특별검사의 경력은 1993년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로 출발한다. 대검 중수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 대검 대변인 등 주요 보직에서 강한 수사관으로 이름을 쌓았고, 2014년 세월호 참사 합동수사 지휘가 그의 운명을 좌우했다. 업무상 과실치사 책임을 두고 법무부, 청와대와 번번이 충돌했던 그 순간,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고집이 그의 이름을 검찰 인사 지형에서 한동안 곁가지로 밀어냈다. 그러나 2017년 서울고검장 임명은 그를 최전선으로 되돌렸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석열이 오히려 그의 직속 부하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펼쳐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조은석은 감사원 감사위원 시절에도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감사를 둘러싼 감사원 내 분란, 대통령 관저 비리 감사 결과의 부족함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감사원장 권한대행을 맡으며 짧지만 굵은 임기를 남겼고, 이제 내란 특검의 수장으로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적 질문 앞에 섰다.
내란 특검은 20일까지 준비기간을 거쳐 내달 초 수사에 돌입한다. 120명에 달하는 파견 검사 중 절반 이상이 조은석 특검 수사를 위해 투입될 전망이다. 법조계에선 세월호 수사와 감사원 활동에서 검증된 원칙주의, 뛰어난 기획‧관리 역량이 이번 선택의 배경이 된 것으로 평가한다. 그가 지휘하는 수사진은 법과 원칙, 그리고 국민을 위한 검증대임을 자임하게 됐다.
조은석 특검이 이끄는 수사는 법을 넘어 우리 사회 권력의 밑바닥을 비추는 거울을 자청한다. 검찰의 정치화, 기수 서열 문화와 거리를 뒀던 그의 이력은 이번 내란 수사가 단순한 사건 규명을 넘어 민주주의 회복과 성찰의 과정임을 시사한다. 조은석 내란 특검 특별검사는 육군 중위 전역, 광덕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7년 사법시험을 통과한 뒤 검찰‧감사원에서 잔뼈가 굵었다. 수사 실력, 기획력, 원칙적 태도를 모두 갖춘 존재로, 세월호 참사와 조폐공사 파업, 청목회 청부입법 사건 등 굵직한 수사에 참여해왔다.
그가 지휘하는 내란 특검은 헌정사적 의미와 사회적 논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권력기관 문서와 관련자 진술, 회의기록이 재구성되는 과정에서 그 귀결과 파장이 얼마나 거셀지 정치권‧사회 전반에 예의주시가 이어진다. 내란 특검팀은 이달 안에 본격적인 조직 구성을 마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의혹을 둘러싼 핵심 인물들에 대한 고강도 수사에 착수한다. 조은석 특검의 행보가 민주주의 검증대 위에 선 대한민국에 어떤 답을 던질지 국민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