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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별빛 아래 미식과 음악”…완주에서 펼쳐진 특별한 밤의 향연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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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밤이 되면 한옥의 고즈넉한 기와지붕 아래로 모여드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한옥은 조용한 공간이거나 전통의 유물로만 여겨졌지만, 지금은 미식과 음악이 어우러진 축제의 무대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았다. 그만큼 지역의 맛과 예술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별빛주막 축제’는 일상의 특별한 모험이 됐다.

 

축제 현장에선 전북 완주만의 특별한 풍경과 음식을 만나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소양고택과 오성한옥마을의 잔잔한 밤공기에, 조선POP과 K팝 버스킹, 비파 연주가 흐르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흥겨운 발걸음이 이어졌다. SNS엔 ‘한입의 완주’, ‘소양한상’처럼 지역 셰프가 내놓은 한정판 음식과 흑곶감 막걸리 인증샷이 쏟아졌다. 서울에서 일부러 내려왔다는 이은지 씨(34)는 “담요 한 장 두르고 밤별 아래 음식과 음악에 취하니, 여행이 아니라 마치 다른 삶을 사는 것 같다”고 느꼈다.

한옥 별빛 아래 미식과 음악의 향연…‘별빛주막 축제’ 전북 완주에서 열린다
한옥 별빛 아래 미식과 음악의 향연…‘별빛주막 축제’ 전북 완주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축제는 올해 두 번째를 맞으며 완주를 대표하는 미식 야간축제로 한층 성장했다. 지역 예술인과 주민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방식은 축제를 더 살아있게 만들었다. 완주군 관계자는 “한옥의 정취와 지역 사람들이 손수 만든 콘텐츠, 그리고 관객의 자발적인 참여가 맞물리며 완주만의 독특한 공감대를 이끌었다”고 표현했다.

 

현장 프로그램도 다채로웠다. 명사 토크, 플리마켓, 한정판 미식세트를 경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토크 무대에 오른 박준용 한복디자이너는 “전통을 지킨다는 건 새로운 길을 여는 일과 같다”며, 그 본질은 ‘함께 어울리는 한밤의 기억’에 있다고 이야기했다. 양반장 스님의 EDM 파티, K콘테스트에서는 세대와 취향을 초월한 유쾌함이 빛났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많은 방문객들이 “한옥 야경과 별빛주막만의 음식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내년에도 꼭 다시 오고 싶다”는 기대를 남겼다. 춥지 않도록 챙겨준 손난로나 담요, 밤공기와 어우러진 음식 한 접시까지 세심한 준비에 고마워하는 사람도 많았다.

 

결국, 완주의 ‘별빛주막 축제’는 그곳에 모인 모두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전통과 현재, 로컬 음식과 음악, 그리고 사람의 정이 만나는 곳. 작고 사소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그 밤의 여운은 여전히 우리의 감각 안에 머물고 있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싶은 ‘나만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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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주막축제#완주#소양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