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동반 약세장…천일고속·동양고속 상한가에 여행·운송株만 질주
19일 국내 증시는 미국발 기술주 조정과 금리 인하 기대 약화 여파로 하락 출발했다. 지수는 약세지만 여행·운송·로봇 등 일부 업종과 개별 종목이 강하게 오르며 체감 장세가 크게 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거품 논란과 연준 완화 기대 재조정 속에서 수급이 업종별로 재배열되는 국면으로 보고, 단기 급등주 추격보다는 섹터별 수급 구조 점검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3,912.05로 전 거래일 대비 1.05% 하락 중이다. 장중 한때 3,966.64까지 올랐다가 3,901.24선까지 밀리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상승 종목은 290개, 하락 종목은 563개, 보합은 56개로, 지수 낙폭보다 개별 종목 기준 체감 약세가 더 크다. 수급을 보면 개인이 2,627억 원을 순매수하며 하락장을 받아내는 반면 외국인은 2,808억 원 순매도로 지수를 압박하고, 기관은 179억 원가량의 제한적 순매수에 그치고 있다.
![[표] 11월 19일 증시 시황](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19/1763514692898_722140865.jpg)
코스닥 지수는 같은 시각 868.62로 1.15% 하락 중이다. 장중 최고 881.81, 최저 867선을 오가는 가운데 상승 종목 346개, 하락 종목 1,241개로 하락 종목 쏠림이 뚜렷하다. 코스닥에서도 개인이 순매수, 외국인이 순매도 기조를 보이고 있으며 기관 매수는 미미해, 개인이 방어에 나섰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전형적인 개인 중심 약세장이 전개되고 있다.
해외 변수는 미국 기술주 조정을 중심으로 투자 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8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S&P500, 나스닥 등 3대 지수가 이틀 연속 동반 하락했다.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인공지능 거품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아마존 등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밀린 영향이다. 여기에 홈디포가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해 미국 소비 둔화 우려를 키운 데 더해 민간 고용 지표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경기 둔화 신호가 겹쳤다.
연방준비제도의 12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후퇴한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금리 인하 기대를 키웠던 직전의 완화적 해석이 되돌려지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 VIX가 급등한 점 역시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해 야간선물과 환율을 통해 한국 증시 전반에 부담을 던지는 모양새다.
국내 업종별 흐름은 지수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구간이 나타나고 있다. 비철금속 업종이 2.62% 상승하며 가장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고, 다각화된소비자서비스 업종이 2.32% 오르며 소비·서비스 관련주의 선전을 이끌고 있다. 해운사는 2.04%, 백화점과일반상점은 1.84%, 도로와철도운송은 1.73% 상승하는 등 운송·유통·오프라인 소비 관련 업종이 동반 강세다.
손해보험 1.20%와 카드 1.13% 업종도 1% 이상 오르며 금리 하락 기대와 소비 회복 기대를 반영한 방어적 금융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호텔·레스토랑·레저 업종이 1.10%, 화장품과 자동차부품 업종이 각각 1.01% 오르는 등 내수 및 수출 소비재 전반에 선별적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반도체와 건설 등 일부 업종은 미국 금리와 관세 이슈, 전일 급락 여파 영향권에 남아 있는 가운데 비철금속과 운송·서비스 업종이 지수 조정 국면에서도 섹터별 차별화를 이끌고 있는 모습이다.
테마별로는 여행, 로봇, 소비·운송 관련주가 강세다. 여행 테마는 2.25% 상승하며 상위 테마 중 가장 두드러진 오름세를 보이고, 노랑풍선과 참좋은여행이 함께 오르며 대표 종목 역할을 하고 있다. 로봇 테마는 1.84% 상승하고 있으며 엔젤로보틱스와 한국피아이엠이 나란히 강세를 보이면서 AI·자동화 성장 스토리를 재차 부각시키고 있다. 백화점 테마는 1.51% 상승하는 가운데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오르며 유통·오프라인 소비주의 회복 기대를 반영하고 있고, 해운 테마도 1.30% 오르며 STX그린로지스와 HMM이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기자전거 테마는 에스피지와 삼천리자전거가 오르며 1.18% 상승 중이고, 제습기 테마 역시 에스피지와 쿠쿠홈시스가 끌어올리며 1.06% 상승하고 있다. 자동차 대표주 테마는 HL만도와 현대모비스의 견조한 흐름에 힘입어 1.04% 상승하며, 전일 급락 이후에도 실적과 제품 경쟁력을 갖춘 대형주 중심으로 선택적 매수세가 이어지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종목이 2개 나오며 개별 종목 장세가 두드러진다. 천일고속은 49,200원으로 상한가에 도달했다. 전일 대비 11,350원, 29.99% 급등하며 고속버스·여객 운송 대표주로서 여행·내수 회복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동양고속도 9,32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전일보다 2,150원, 29.99% 오른 수준으로 같은 도로와철도운송 업종 내에서 투자 자금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두 종목 모두 여행 관련 테마 강세와 맞물려 상한가를 기록했고, 전일 급락 이후 단기 반등 수요도 더해진 것으로 시장은 해석한다.
이 밖에 다스코는 2,970원으로 12.93% 급등해 인프라·건설 연관 수혜 기대를 반영하고 있고, 디아이씨는 6,520원으로 5.67% 상승하며 자동차부품 업종의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 은 가격 방향성에 베팅하는 메리츠 레버리지 은 선물 ETN H는 46,365원으로 5.63%, 한투 레버리지 은 선물 ETN은 57,970원으로 4.82% 오르며 귀금속 선물 레버리지 상품에 공격적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대성산업, STX그린로지스, 미래에셋 -2X 미국 AI TOP3 ETN 등도 4∼5%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방어·소비·운송·AI 관련 상품 전반에서 종목별 차별화된 반등 시도가 관측된다.
코스닥에서는 상한가 종목은 없지만 로봇·여행·바이오를 중심으로 급등 종목이 다수 포진해 있다. 엔젤로보틱스는 30,900원으로 19.77% 급등하며 로봇 테마 대표 강세주로 부각되고 있고, 피앤에스로보틱스는 11,960원으로 13.90% 상승하며 관련 수급을 함께 끌어 올리고 있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405원으로 15.71% 오르며 저가 바이오주의 단기 매수세를 반영하고 있고, 에스피시스템스는 9,220원으로 9.11% 상승해 자동화·물류 설비 관련 기대를 보여준다.
노랑풍선은 6,640원으로 10.30% 급등해 여행 테마 강세의 수혜주로 자리 잡았고, 하이젠알앤엠 8.78%, 슈어소프트테크 8.60%, 한국피아이엠 8.60%, 더핑크퐁컴퍼니 8.54%, 압타바이오 8.32% 등도 8∼9%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로봇과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바이오 등 성장성이 부각되는 코스닥 대표 섹터에서 단기 조정 이후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며 지수 대비 높은 변동성이 확인되고 있다는 평가다.
정치 이슈와 맞물려 관심을 모았던 ETF 흐름도 시장 체온을 가늠하는 참고 지표로 눈길을 끈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대표 지수 추종 상품 KODEX 200은 현재 55,040원으로 1.36% 하락, 코스피와 비슷한 폭의 약세를 보여 대형 블루칩 전반의 부진을 반영한다. 중소형 성장주 비중이 높은 KODEX 코스닥150은 15,200원으로 1.52% 하락해 코스닥 지수보다 다소 큰 낙폭을 기록하며 변동성 확대 구간임을 드러내고 있다.
이 대통령과는 무관하지만 비교 지표로 볼 수 있는 다른 ETF를 보면 KODEX AI반도체는 15,950원으로 2.74%, KODEX 반도체는 54,615원으로 2.53% 하락해 AI·반도체 대표주 위주의 조정이 ETF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방산·수출 테마를 담은 PLUS K방산은 51,702원으로 1.88% 떨어진 반면, 안전자산 성격이 강한 TIGER KRX금현물은 12,945원으로 1.05% 상승해 금 현물 기반 ETF에는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WON K-글로벌수급상위 -1.52%, KODEX 200TR -1.30% 등 지수·수급 상위 ETF 전반이 하락 구간에 놓여 있어, 이날 장이 특정 종목 장세와 방어적 자산 선호가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임을 시사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늘 흐름을 단기 조정 차원을 넘어 수급과 스토리가 재편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AI와 반도체에 쏠렸던 기대가 글로벌 금리 경로와 실적 가이던스 점검 국면을 맞으면서 조정을 받는 사이, 여행·운송·서비스·비철금속처럼 후행 경기와 연관된 업종이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통화정책과 AI 투자 사이클, 내수 회복 속도, 비반도체 수출 흐름 등이 향후 섹터별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종합하면 이날 국내 증시는 글로벌 기술주 조정과 금리 인하 기대 후퇴, 변동성 확대라는 외부 충격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지수는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업종과 테마, 개별 종목 간 온도 차가 크게 벌어진 장세다. 코스피·코스닥 모두 개인이 저가 매수에 나서 외국인·기관 매도를 상당 부분 받아내고 있으나, 수급의 무게 중심은 여전히 외국인 매도에 실려 있다. 한편 비철금속, 해운, 도로와철도운송, 여행·레저, 백화점, 로봇 등은 매크로 환경과 내수·성장 스토리가 결합되며 상대적 강세를 보여주고 있고, 천일고속·동양고속 상한가와 코스닥 로봇·여행주의 급등이 이를 상징하는 사례로 거론된다. 반대로 AI·반도체 ETF와 대표 종목들은 미국발 밸류에이션 조정 논란과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 심리에 눌리며 지수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연준 통화정책 방향과 미국 기술주 흐름, 국내 내수 회복 속도에 따라 섹터별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