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경기 연속 무안타 고개 숙인 이정후”…아쉬운 타격 침묵→자이언츠 3연패 수렁
잔뜩 긴장감이 맴도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1번 타자, 중견수 이정후는 다시 한 번 안타 없이 경기를 마쳤다. 흐트러진 타격감과 상대 선발의 노련한 투구 앞에서 이정후의 4경기 연속 무안타 기록은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점점 무거워지는 표정, 이정후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물러나며 시즌 타율이 0.266에서 0.264(526타수 139안타)로 내려앉았다.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1회 첫 타석에서 이정후는 애리조나 선발 잭 갤런의 빠른 공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당했다. 2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고르며 팀에 희망을 불어넣었지만, 이어지는 후속타 불발로 득점 연결에는 실패했다. 6회 다시 한 번 갤런과 맞섰으나 체인지업에 막혀 유격수 뜬공으로 돌아섰고, 8회 테일러 러시의 직구도 3루수 앞 땅볼로 허무하게 맞이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타선은 애리조나의 투수진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팀 전체가 2안타에 묶이며 1점을 올리는 데 그쳤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1-8로 완패했다. 시즌 3연패의 늪에 빠진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3위 뉴욕 메츠와의 격차가 2경기로 벌어지며 가을야구 진입에 불안감을 더했다.
다저스타디움에서는 또 다른 한국 선수의 소식이 전해졌다. 김혜성이 몸을 아끼며 결장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서 5-6으로 석패했다. 앤디 파헤스가 9회말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으나, 10회초 J.T. 리얼무토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분위기는 필라델피아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10회말 1사 만루의 기회에서도 다저스는 추가 점수를 내지 못해 홈 팬들의 아쉬움만 남겼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이날 승리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확정했다. NL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카일 슈워버가 1회초 시즌 53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무거운 안개처럼 깔린 연패의 그림자, 벤치의 침묵, 타석 앞에 선 이정후의 굳은 표정. 시즌 막바지, 선수들이 짊어진 부담감은 더 무거워만 간다.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다시 박수를 이끌어내는 날은 언제일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모아진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경기는 계속해서 현지에서 박진감 넘치게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