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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스스로 잘못 털어내야”…이종석 원장 취임사서 정치 중립 강조
정치

“국정원 스스로 잘못 털어내야”…이종석 원장 취임사서 정치 중립 강조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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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책임과 역할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분출됐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은 25일 서울 내곡동 국정원 본청에서 개최된 취임식에서 “국정원이 ‘일 잘하고 성과를 내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지난날을 있는 그대로 살펴보고 우리가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진솔하게 털어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정원 내 일부가 정치적 중립 의심을 살 행동을 해 온 점을 직접 언급하며, 민주공화국에서 정보기관에 대한 법·제도 통제 필요성도 함께 짚었다.

 

이종석 원장은 “국정원에 대한 엄격한 정치적 중립과 민주적 투명성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며, “오직 국가안보와 국익 증진에 매진해야 할 국정원 조직 일부가 때때로 정치적 중립을 의심받을 만한 행동을 해 본연의 자세를 잃은 것에 우려를 표시하는 국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기관에 대한 통제와 제한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취임식 당일 발언은 앞선 인사청문회 답변과도 맞닿아 있다. 이종석 원장은 그간 국정원 전·현직자의 내란 연루 혐의 문제, 문재인 정부 국정원장 고발 사건 등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원장은 조직 혁신과 실용적 역할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일 잘하고 성과를 내는 국정원’이 되겠다”며, “안전하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지원하는 것이 국정원의 시대적 소명”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재 남북관계는 언제 충돌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악화됐다”며 “국민 안전 증진 및 ‘코리아 리스크’ 감소를 위해 대북 정보역량을 총동원하고, 남북 군사 긴장 완화와 대화의 돌파구 마련에 적극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팩트 기반 수집·분석활동의 강화, 과학정보 역량인 인공지능(AI) 활용 확대, 그리고 빠른 조기경보 체계 구축 등 방향성도 제시했다. “실사구시 정신으로 오직 국익의 기준에서 업무를 수행할 것”을 주문하면서, “미래전략 수립에 필요한 첨단자료들의 신속한 수집과 유관기관과의 공유”도 강조했다.

 

정치적 논란이 지속 중인 간첩법 개정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므로, 국민 눈높이에 부응토록 국민 친화적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석 원장은 후보자 시절 간첩죄 적용 범위를 ‘적국’에서 ‘외국’으로까지 넓히는 개정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밝혔던 바 있다.

 

이날 국정원은 조직 내외 과거 논란에 대한 책임 인식과 함께, 첨단정보 전략 및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실천적 의지를 드러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향후 국정원이 정치 중립성과 책임성을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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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국정원#간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