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 향 가득한 축제의 시간”…양양송이축제, 느린 자연 속 미각의 발견
가을 햇살 아래 송이의 결이 반짝이는 시간. 예전엔 일부 미식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깊은 송이 향 축제가, 이제는 누구나 곁에서 함께 누리는 계절의 일상이 돼가고 있다.
요즘은 송이의 계절이면 강원 양양군으로 발길을 옮기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누군가는 산지에서 막 채취한 송이를 손에 올려보며, 또 누군가는 아이와 함께 송이보물찾기나 송이 탐험대 스탬프 투어에 나서며 오감을 깨운다. SNS에선 ‘양양송이축제’ 인증샷이 줄을 잇고, 낮에는 송이마켓과 송이 경매, 미식가든 등 다양한 부스에서 송이와 지역 문화의 참맛을 만나는 풍경이 이어진다. 송이로 만든 다양한 요리도 빠질 수 없다. 송이라면 만들기, 송이구이, 송이 덮밥 등 계절의 신선함을 담은 한 끼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발길이 멈춘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매년 수만 명이 다녀가는 축제는 지역 경제에 활기를 더하고, 강원특별자치도 양양의 대표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양양군의 축제 관계자들은 “양양송이축제는 전통과 현대, 자연과 사람을 잇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의미를 표현했다.
밤이 찾아오면 남대천을 따라 선셋라이브와 불꽃놀이, 음악 공연이 이어져 방문객의 밤을 한층 풍성하게 한다. 유명 쉐프가 참여하는 미식가든에서 산과 바다의 재료가 어우러진 진귀한 요리를 맛보는 경험은 양양만의 계절 감동을 남긴다. 지역 농특산물 장터와 한우 소비촉진 행사, 다양한 음식 부스는 양양에 대한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더 자극하는 구석이기도 하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랑 가서 송이 주워 본 게 평생 기억에 남는다”, “밤하늘에 울려 퍼지는 음악이 아직도 귀에 맴돈다”는 후기가 이어진다. 자연스럽게 지역 주민들과 여행자 모두가 축제를 기다리는 마음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지역 축제의 본질이 일상과의 연결, 그리고 자연 안에서의 쉼에 있다고 본다. 음식과 체험, 문화가 한자리에 어울릴 때, 계절이 주는 위로와 새로운 일상의 활력은 배가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 같지만, 매년 반복 도는 축제의 계절은 우리 삶에 ‘천천히, 깊게 교감하는 시간’을 선물한다.
양양의 산과 들, 깊은 송이 향 옆에 머무는 축제의 며칠이 지나면, 어느새 달라진 마음을 발견하게 된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자연과 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