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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미래 간암 예측한다”…메디컬아이피, 정밀 예방 표준 구축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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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예측 인공지능(AI) 기술이 정밀의료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메디컬아이피가 개발한 AI 간암 위험 예측 솔루션 ‘딥포’는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CT(컴퓨터 단층촬영) 영상 기반 바이오마커와 전자 의무 기록(EMR) 내 혈액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향후 8년 내 간세포암의 발병 위험도를 산출한다. 업계는 이 같은 발표를 ‘기존 진단기준의 변곡점’으로 평가하며, AI가 환자 맞춤형 예방 의료의 진정한 표준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딥포는 환자의 폐쇄 데이터(CD)를 딥러닝 분석 기법으로 해석, 각종 수치와 대사물 정보를 기반으로 미래 간암 발병률을 예측한다. 현행 검사로는 주로 ‘현재 상태’만 진단 가능한 것과 달리, 딥포는 환자를 최소·낮음·중간·높음 등 4개 위험군으로 실시간 자동 분류할 수 있다. 의료진은 고위험군 환자에 집중적으로 검사를 시행하는 반면, 저위험군의 경우 불필요한 검사는 줄여 의료 자원과 진료 효율을 동시에 높인다. 이 솔루션은 실제 임상에서 기존 진단법의 정확도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메디컬아이피는 딥포로 올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3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획득, 정식 의료 현장 도입이 가능해졌다. 식약처 ‘디지털의료기기 소프트웨어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에도 딥포 사례가 반영되며, 국내외 임상 활용의 참고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또 유럽간학회 공식 저널(Journal of Hepatology, 임팩트팩터 33.3)에 관련 논문이 표지 논문으로 선정, 해당 솔루션이 유럽간학회 최신 B형 간염 바이러스(HBV) 관리 가이드라인에도 인용됐다. 가이드라인은 “AI 기반 위험 예측은 간세포암 감시에 혁신을 가져온다”고 평가했다.

 

세계적으로 간암 발병 예측 AI 연구 경쟁은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연구진은 지난해 AI 기반 혈액 검사법으로 각 개인의 간세포암 발병률을 추정하는 모델을 개발했고, 중국에선 올해 AI가 환자 재발 가능성을 82.2% 정확도로 산출하는 성과를 냈다. 메디컬아이피는 국내 최초로 CT와 EMR을 결합한 정밀 예측 의료기기 허가를 받으며 글로벌 선도 기술기업으로 부상했다.

 

딥포 외에도 메디컬아이피는 CT 체성분 분석 솔루션 ‘딥캐치’와, 간 근치적 절제술 이후 재발 위험 예측 솔루션 ‘딥포리커’도 함께 3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확보했다. 이처럼 AI 기반 의료기기의 사용이 확대되면서, 데이터 보호·환자 정보 윤리 등 새로운 과제도 제기될 수 있다. 국내외 의료기기 규제 당국은 AI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 심사 기준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유럽·미국은 AI 헬스케어 임상 인허가 체계 경쟁에 나서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태 진단’에서 ‘미래 위험 예측’으로 의료 표준이 이동하는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한 의료AI학회 전문가는 “AI가 질환 예측과 예후 관리 전체에 적용될 경우, 환자 맞춤 관리와 의료 자원의 혁신적인 재편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의료 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정착할지 계속 지켜보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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