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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브레이크 명승부 끝 변수 발생”…권순우, 세계 19위 부블리크 제압→데이비스컵 1승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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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브레이크 명승부 끝 변수 발생”…권순우, 세계 19위 부블리크 제압→데이비스컵 1승 견인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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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굵은 빗줄기가 내리던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긴장 속에 권순우는 세계 랭킹 19위 알렉산드르 부블리크를 마주했다. 코트 위에는 서로 양보 없는 타이브레이크 접전이 펼쳐졌고, 권순우가 마지막 순간 강인한 집중력을 발휘해 8-6으로 1세트를 가져오는 명장면이 이어졌다. 팬들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시간, 권순우의 선전은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2025 데이비스컵 테니스 월드그룹 1 2단식에서 권순우(478위)는 알렉산드르 부블리크(19위·카자흐스탄)과의 대결에서 1세트 접전 끝에 타이브레이크 승리를 거뒀다. 2세트에서도 권순우는 3-0으로 앞서며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 도중 비로 인해 일정이 이틀로 순연됐고, 재개 직전 부블리크는 급작스러운 오른쪽 다리 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끝내 부블리크는 통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기권을 선언하며 권순우가 승리를 확정 지었다.

“타이브레이크 접전 이후 기권”…권순우, 부블리크 상대로 데이비스컵 1승 / 연합뉴스
“타이브레이크 접전 이후 기권”…권순우, 부블리크 상대로 데이비스컵 1승 / 연합뉴스

이번 기권승은 권순우의 가치 있는 기록이다. 세계 랭킹 20위 이내 선수를 상대로 한 자신의 세 번째 승리로, 2022년 펠릭스 오제알리아심(13위), 2023년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15위)에 이어 다시 한 번 투혼을 증명했다. 이로써 한국은 1단식에서 정현이 알렉산드르 셰프첸코(97위)에게 0-2로 패한 이후,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한국은 이어 남지성(147위), 박의성(256위) 조가 복식에 나선다. 복식 상대는 카자흐스탄의 비비트 주카예프(207위), 티모페이 스카토프(235위) 조로 결정됐다. 이후 3, 4단식 대진에는 정현-부블리크, 권순우-셰프첸코가 예정됐으나 부블리크의 부상 여파로 상대 팀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승패의 무게는 남달랐다. 이번 데이비스컵 1그룹전 승자에게는 2026년 최종 본선 진출전 티켓이, 패자에게는 1그룹 플레이오프라는 숙제가 기다린다. 끝까지 흔들림 없이 자신의 경기를 펼친 권순우의 모습은 최종 승부의 열쇠로 남았다.

 

궂은 날씨와 부상이라는 변수 속에서도 한 점에 집중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테니스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잔잔한 위로가 됐다. 대회 최종 진출권이 결정되는 무대의 끝자락, 남은 경기는 9월 13일 오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테니스장에서 계속된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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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부블리크#데이비스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