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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안 채택 무산땐 혁신위 의미 없다”…윤희숙, 국민의힘 동력 상실 경고
정치

“혁신안 채택 무산땐 혁신위 의미 없다”…윤희숙, 국민의힘 동력 상실 경고

허예린 기자
입력

정치 쇄신을 둘러싼 갈등이 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원장과 당 지도부 사이에서 고조되고 있다. 윤 위원장은 혁신안 통과 지연과 지도부의 우유부단함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으며, 정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2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은 1호 혁신안이 통과되는 게 제일 중요한 문제"라며 "그게 통과되지 않는다면 (혁신위) 회의를 할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위는 혁신안 4호안에 대한 논의도 이미 마친 상태"라면서, "이미 제안한 1∼3호안을 비상대책위원회와 의원총회에서 충분히 숙의할 시간을 드리기 위해 4호안을 발표만 안 했을 뿐 계속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지난 9일 출범 직후 ▲ 당헌·당규에 계엄 및 탄핵 관련 '대국민 사죄' 조항 신설(1호안) ▲ 최고위원 선출 방식 변경(2호안) ▲ 당원소환제 강화(3호안) 등 3가지 혁신안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제안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전날 두 차례의 의원총회를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혁신안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논의를 마쳤다.

 

윤 위원장은 혁신안 1호안에 대한 의총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혁신위는 혁신안 4호안까지 논의하고 중단하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이제는 정말 1호안만이라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도부 의지가 문제임을 강조하며, "의총은 의지만 있으면 오늘이라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1호안이 제대로 반영되면 2, 3호안은 조금 미뤄도 되는 문제"라고 밝혔으며, "10일 전 국민 앞에서 혁신안을 발표했는데 2주가 흐른 지금까지 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혁신위원회가 제시한 '계엄·탄핵 사죄'라는 중대한 제안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대 일정을 앞세우며 뚜렷한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다만, 당내에서는 혁신안 주요 과제 중 최소한 일부라도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일부 의원들은 "당 지도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혁신위 주장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윤 위원장은 전당대회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데 대해 "전대가 시작되면 혁신안 논의는 중단되는 것"이라면서, "논의가 진행되지 않아 혁신위 동력이 꺼지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공당으로서 최소한의 방향을 얘기하는 1호안도 통과되지 않고 전대를 한다는 것은 너무 끔찍하다"라고 말하며, "이런 상황이라면 전대 이후 '컨벤션 효과'가 아니라 '디컨벤션 효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져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민의힘 내에서는 혁신위 1호안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고, 당 지도부와의 신뢰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혁신안 처리 여부가 향후 당내 개혁 동력 유지와 전당대회 구도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조짐이다. 국민의힘은 다음 회기에서 혁신안 논의를 재개할지, 전대 국면으로 전환할지 분수령에 선 모습이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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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국민의힘#혁신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