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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의 1대1 회동이 먼저”…장동혁, 여권 견제하며 단독 담판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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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의 1대1 회동이 먼저”…장동혁, 여권 견제하며 단독 담판 노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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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의 여야 지도부 회동 제안에 사실상 1대1 ‘단독 회동’을 조건으로 내세우며 협상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양측의 셈법이 맞서면서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지난 27일, 장동혁 대표는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 예방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초청 의사를 전달받았으나 “단순 만남은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혀 즉답을 피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미국과 일본 순방 직후 여야 지도부 공식 회동을 제안하자, 장 대표는 ‘별도 단독 면담’을 역제안했다. 대통령실 측은 “의제 조율 논의 중”이라며 공식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정치권에서는 장동혁 대표의 단독 회동 요구가 제1야당 대표로 존재감을 높이고, 반정부 투쟁 기치를 분명히 하려는 다목적 의도가 복합적으로 깔려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앞서 장 대표는 26일 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모든 우파 시민과 연대해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회동 자체를 거부하지 않고 ‘단독 영수회담’을 요구한 배경에는 실질적 협상력을 갖추고, 당내외 강경 지지층 반발을 피하고자 하는 전략적 고려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회동이 단지 대통령실 순방 성과 홍보에 들러리는 역할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당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순방 성과만 들으러 가는 들러리 역할은 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장 대표로선 특검법과 검찰개혁 법안, 자당 추천 몫 인권위원 선출안 등 의제에서 국민의힘 요구를 관철하거나, 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우회하며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도도 읽힌다.

 

특히 장동혁 대표는 이번 단독회담을 과거 대통령-제1야당 대표 간 ‘영수회담’에 빗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영수회담은 과거 권위적 정치의 산물”이라며, “현재는 대통령과 지도부 회동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언론에 용어 사용 자제를 요청했다.

 

단, 회동 성사를 둘러싼 현실적 변수도 산적하다. 국민의힘 당사를 대상으로 한 특검 수사 압수수색 시도 등은 일정 급랭의 최대 변수다. 당 지도부 관계자 또한 “이르면 다음 주 중 여·야·정 회동이 잡힐 수 있으나, 만약 압수수색이 현실화하면 상황은 달라진다”고 밝혔다.

 

역대 대통령-야당 대표 회동이 ‘대통령 좋은 일만 시켜줬다’며 야권 내 역풍으로 돌아온 전례도 부담이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 회동 당시에도 협력을 합의했으나, 정 대표는 당내 ‘들러리’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회동이 긴급한 건 대통령 측”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당이 입법을 독주하는 상황에서 국회 정상운영 담보가 첫 조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장동혁 대표의 만남 여부, 그리고 회동 방식과 의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당분간 여야 지도부 회동이 정국 주도권 판도를 바꿀 핵심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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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이재명#국민의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