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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담그고 바비큐 굽는다”…강경젓갈축제, 세대 아우르는 음식 체험의 장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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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축제는 단순한 구경거리를 넘어 직접 참여하고 맛보는 공간이 늘고 있다. 예전엔 지역의 특산물을 알리기에 급급했다면, 지금은 일상에서 느끼기 어려운 체험과 세대 어우러짐이 축제의 새로운 일상이 됐다.

 

23일부터 26일까지 충남 논산 강경읍 금강 둔치에서 열리는 제29회 강경젓갈축제도 그런 변화를 보여준다. 올해는 김치담그기부터 바비큐 캠프, 외국인 요리 체험까지,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앞세워 방문객을 맞는다.

강경젓갈축제(출처=논산시)
강경젓갈축제(출처=논산시)

현장에선 가족이 함께 김치를 담그거나, 젓갈 소스와 한돈 바비큐를 곁들인 식사 체험 캠프에 참여하는 풍경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아이들은 상월 꿀고구마 굽기 체험에 빠져들고, 요리 연구가와 인플루언서가 진행하는 요리 시연에는 젊은 부부와 여행객, 시니어까지 다양한 세대가 몰려든다. “SNS에 김치 버무리는 인증샷 올려야겠다”는 목소리부터 “이 맛에 매년 오게 된다”는 단골 방문객의 체험담도 들려온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논산시와 논산문화관광재단에 따르면, 실제 가족·단체 단위 방문객 비중이 꾸준히 늘었고, 외국인 참여를 고려한 체험형 프로그램 신청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역 농수산물의 현장 판매와 연계한 소득 증대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트렌드 전문가들은 이런 체험형 축제가 ‘음식으로 세대와 문화를 잇는 장’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한다. ‘젓갈은 어른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누구나 쉽게 배우고 어울릴 수 있게 환경을 설계하는 데서 축제의 의미를 찾는다. “맛있는 체험은 세대간 장벽을 낮추고, 지역문화에 대한 친밀감도 높인다”는 것이 현장의 공감대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이젠 축제 가면 먹는 게 먼저 떠오른다”, “아이와 함께 김치 직접 담가보니 부모도 새롭다”, “바비큐에 젓갈이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은 몰랐다”는 글들이 줄을 잇는다. 지역 경제를 걱정하는 주민들에게는 “관광객 북적이는 모습만으로도 힘이 된다”는 응원도 있다.

 

사소한 바비큐 체험이나 김치 담그기 한 번이지만, 그 안엔 지역의 전통을 입체적으로 느끼고, 가족과 친구, 이웃과 연결되는 새로운 방식이 담겨 있다. 강경젓갈축제는 이제 단지 먹거리 행사가 아니라, 세대와 일상을 이어주는 ‘우리 삶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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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젓갈축제#김치담그기#바비큐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