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컴캐스트, AI저작권 전면전”…미드저니 겨냥 집단소송→기술·미디어 갈등 증폭
미국 미디어 산업의 거대한 두 축, 월트디즈니컴퍼니와 유니버설스튜디오의 모회사 컴캐스트가 또 한 번 세상을 흔드는 파문을 일으켰다. 6월의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는 경쾌한 이미지와 익숙한 캐릭터들이 아닌, 저작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소장이 도착했다. 그들 앞에 선 상대는 인공지능의 흐름을 이끄는 미드저니. 창작의 자유와 기술의 진보가 부딪히는 법정에서, 미디어와 기술의 경계에는 날세운 긴장감이 감돈다.
디즈니와 컴캐스트는 자사의 대표 작품인 스타워즈, 심슨 가족, 슈렉, 미니언즈 등 수많은 영화와 TV 콘텐츠 속 캐릭터와 이미지를 AI 데이터셋에 무단 활용했다는 사유로, 각 건당 15만 달러에 달하는 손해배상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불법 복제 논란이 인력이나 기계의 차원을 넘어, 인공지능의 비가시적 데이터 세계로까지 확장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두 기업은 “불법 복제는 어떠한 기술로도 면죄되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저작권의 구질서가 무너질까 두려운 시대에 다시금 기존 질서의 재건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드저니는 방대한 인터넷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해 스스로 배우는 AI 플랫폼이자, 백만 명이 넘는 사람이 디스코드 등 플랫폼을 통해 창작의 신세계를 경험하는 곳이다. 백지 위에 그려지는 이미지는 실제와 환영을 넘나들고, 언뜻 가짜처럼 느껴지는 세계가 진실의 껍질을 쓴 채 눈앞에 펼쳐진다. 얼마 전에는 흰 롱패딩을 입은 프란치스코 교황, 수갑을 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사회의 파장을 일으킨 ‘가짜 이미지’들이 바로 미드저니로부터 쏟아지며 전 세계를 혼란에 휘몰아넣었다. 그 파장은 단순히 창작의 경계를 시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뢰와 진실이라는 근본의 문제를 다시 질문한다.
이 거대한 소송전의 표면 아래, 미디어 기업과 기술 회사 사이의 간극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미디어 업계는 AI 학습을 위해 사용되는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 모든 창작물에 마땅한 대가가 치러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드저니를 비롯한 신생 기술 기업들은 자신들의 데이터 수집과 AI 창작의 과정이 미국 저작권법이 인정하는 ‘공정 사용’의 틀 안에 있다고 맞서고 있다. 챗GPT, 스태빌리티AI 등 혁신기업들 역시 유사한 운영방식을 고수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전이 단지 한 기업과 한 기술의 충돌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미디어와 기술 산업 전체의 생태계, 그리고 글로벌 증시와 산업 구조마저 뒤흔들 거대한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제 저작권과 AI의 접점에서, 인류는 창작의 미래와 산업 질서의 재편이라는 숙원을 품고 새로운 해답을 찾아야 할 때다.
국제사회는 이 전선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각국 사법부의 해석과 다음 세대 창작물의 운명이 교차하는 역사적 풍경 속에서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