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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상장 문턱 높인다”…나스닥, 최소 2,500만달러 공모 자금 의무화에 시장 긴장
국제

“중국 기업 상장 문턱 높인다”…나스닥, 최소 2,500만달러 공모 자금 의무화에 시장 긴장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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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4일, 미국(USA) 나스닥(Nasdaq)은 중국 기업들에 대한 상장 기준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중국 기업이 나스닥에 새로 상장하려면 최소 2,500만달러(약 348억원)의 공모 자금 조달이 의무화된다. 최근 소규모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이 급증하고, 일부 기업의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며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방침이라는 분석이다.

 

나스닥이 발표한 개정 상장 규칙의 핵심은 투자자 보호와 시장 유동성 개선에 맞춰 상장 진입장벽을 높인 데 있다. 특히 중국계를 비롯한 소규모 IPO 기업에 대한 심사가 강화된다. 기존에는 500만달러(약 70억원)이던 공개 시가총액 기준이 1,500만달러(약 209억원)로 상향됐고, 시가총액 500만달러 미만 기업은 거래정지·상장폐지까지의 절차가 신속해진다. 나스닥은 ‘펌프앤드덤프’ 등 괴리된 주가 조작, 시세조종 위험이 커진 점을 주요 배경으로 들었다.

나스닥, 중국 기업 상장요건 강화…최소 2,500만달러 공모 자금 의무화
나스닥, 중국 기업 상장요건 강화…최소 2,500만달러 공모 자금 의무화

이 같은 조치는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가 변동성이 극심해진 데서 촉발됐다. 대표적으로 리전셀 바이오사이언스 홀딩스는 매출이 전혀 없음에도 공모가 대비 8만2천% 폭등 후 급락했고, 페톤 홀딩스 역시 상장 직후 시총의 90%가 몇 분 만에 증발하는 등 시장 불안을 야기했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에는 280개 이상의 중국 기업이 상장돼 있으며 이들의 시가총액은 1조1천억달러에 달한다.

 

미국(USA)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번 나스닥의 상장 규정 개정안을 승인 심사 중에 있다.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은 미중 갈등과 상장심사 강화 국면 속에서도 지속되고 있는데,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자국 내 복잡한 규제와 미국 시장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가 주요 원인이라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규정은 중국발 소규모 IPO의 진입을 억제하고, 미증시의 안정성을 높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반면 상장 장벽이 높아진 만큼 중국 기업의 미국 자본조달 경로가 축소되고,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IPO 사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나스닥의 이번 제도 개편이 미중 경제 디커플링의 일환이자, 글로벌 투자환경 변화의 신호로 해석했다. 주요 언론들은 “공급망 재편에 이어 자본시장에서도 미중 분리의 조짐이 뚜렷해졌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상장 규정 강화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발표를 계기로 미중 경제안보 경쟁이 자본시장 영역까지 더욱 확대될지 국제 사회의 시선이 쏠린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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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중국기업#상장기준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