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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휴전 충격파”…아시아 증시·원화 급등→국제 유가 5% 폭락, 연준 정책 주목
국제

“이스라엘·이란 휴전 충격파”…아시아 증시·원화 급등→국제 유가 5% 폭락, 연준 정책 주목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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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의 긴 하루, 자본의 흐름과 투자자들의 숨결이 교차하는 아시아 시장에서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격적인 전면 휴전 합의가 물결처럼 번졌다. 깊은 불안과 초조가 길게 드리워졌던 중동의 지정학적 그림자가 걷히며, 세계 금융시장은 그 여운마저 감도는 해방의 한숨과 함께 일제히 방향을 틀었다.

 

서울의 코스피 지수는 이날 2.96% 급등해 3,103.64로 마무리됐다. 이 상승률은 지난 4월 이후 최대로, 올해 들어 코스피는 29.35% 오르며 닛케이, 대만 자취안, 미국 S&P500 등 선진국과 신흥국을 모두 앞질렀다. 동아시아 금융지대들은 발맞추어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일본 도쿄의 닛케이225는 1.14% 올랐고, 대만 자취안지수는 2.10% 뛰었다. 홍콩 항셍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또한 강세를 재확인했다. 태평양을 건너온 미국 주가지수 선물들도 붉게 달아오르며 시장 전반에 낙관의 조짐을 더했다.

코스피 3% 급등…중동 휴전에 아시아 증시 동반 강세
코스피 3% 급등…중동 휴전에 아시아 증시 동반 강세

이번 강세의 심장부에는 반도체와 IT주가 있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날개짓을 펼치며 시장을 주도했고, 일본 도쿄일렉트론,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대표 종목에서도 푸른 불길이 치솟았다. 항공주도 함께 우상향했지만, 전쟁의 그림자가 사라지면서 아시아 방위산업주와 에너지 관련주는 허무히 한 계단을 내려앉았다.

 

휴전을 맞은 중동 소식은 국제 원유 시장에 짙은 파도를 일으켰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 가격은 5.42%나 폭락해 배럴당 64.80달러를 기록했으며, 브렌트유 역시 5.29% 급락, 양대 유종 모두 2022년 이후 최대 변동성을 드러냈다.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 소멸은 금 가격도 끌어내렸고, 대표적 안전자산에서 비트코인 같은 위험 자산으로 자금 쏠림 현상이 목격됐다.

 

환율 시장의 숨결도 다르지 않았다. 원화는 달러 대비 강세로 돌아서 24.1원 오르며 1,360.2원으로, 엔화와 역내위안 역시 자국 통화 강세로 흐름을 이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5.1bp 하락은 또 다른 변화의 신호였다.

 

그러나 시장은 아직 안도의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인베스코 자산운용의 기노시타 도모 전략가는 "중동 휴전이 불확실성 해소를 이끌었지만, 진정한 평화로 이어질 영구 휴전 여부가 시장 향방을 가를 것"이라며 신중함을 요청했다. 웰스파고의 브렌던 맥케나 전략가도 "지정학적 프리미엄 해소와 함께 신흥국 및 원자재 수입국에 환율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 분석했다.

 

그럼에도 세계는 다시 한번, 연준의 손끝을 주시한다. 다음 달 금리 인하 기대감이 꿈틀대는 가운데,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은 이른 시일 내 기준금리 인하 의지를 내비쳤다. 중동의 훈풍이 금융시장의 계절을 바꿨으나, 자본시장은 여전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파월 의장의 한마디, 그 천천한 물결을 기다리고 있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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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중동휴전#국제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