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협력에 실용주의 접목”…조현 외교부장관, 이시바 일본총리와 회동
정치적 긴장과 협력의 경계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공식 면담을 가졌다. 국제 정세 속 한일관계를 둘러싼 양국의 이해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고위급 외교 접촉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 만남이 지닌 파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개최된 예방 면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조현 장관에게 “한일 관계의 양호한 기조를 유지, 발전시켜 나가면서 한미일 협력도 진전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며, 15분간 면담이 이뤄졌음을 공식 확인했다. 하야시 장관은 “한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고위급을 비롯해 양국 정부 간에 긴밀한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한다”면서, “일본과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에서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날 조현 장관은 취임 여드레 만에 일본을 방문해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외교장관 회담을 진행했다. 조 장관은 회담에서 “이재명 정부는 외교 정책에서 실용주의를 근간으로 우방국과 관계를 강화해 나가려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와야 외무상은 조 장관이 새 정부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일본을 선택한 점을 높이 평가했으며, “현재의 전략적 환경에서 한일관계,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정치권에선 조현 장관의 방문을 두고 양국관계 재정립 가능성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여당은 적극적인 외교적 소통을 강조하는 반면, 일부 야권 인사들은 과거사 문제 등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점을 경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안보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선 한일 간 상호 신뢰 회복이 절실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또한, 시민사회에서도 실질적 관계 개선이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 차기 주요 외교 현안에서 구체적 성과가 나올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번 조현 장관의 일본 방문은 한미일 3국 공조 재편, 동북아 신질서 변화 속에서 한국 정부의 외교 방향성이 드러난 장면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하반기 한일 정상회담 개최, 경제·안보 협의체 신설 등 본격적인 협상 채널 마련을 검토할 예정이며, 외교 현안의 진전 여부가 정국 변동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