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임상 다국가 확대”…리가켐바이오, FDA 단계 진입 가속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이 글로벌 항암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를 가져오고 있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가 영국 파트너사 익수다 테라퓨틱스에 기술 이전한 HER2 표적 ADC 신약 후보 'IKS014'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 확대 승인을 받은 것이다. 이번 결정은 ADC 분야에서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 다국가·다기관 임상 체계가 본격 가동되는 관문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환자 접근성이 한층 강화되는 글로벌 임상 경쟁의 분기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KS014는 HER2(사람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2)를 표적으로 설계된 ADC 물질로, 리가켐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콘쥬올 플랫폼과 MMAF(항암 유도 약물) 페이로드가 조합된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 구조는 항체가 암세포에 결합한 뒤 강력한 약물 페이로드를 표적 전달함으로써 기존 ADC 대비 높은 선택성과 종양 억제력을 구현하도록 설계됐다. 실제로 이번 1상은 용량군별 안전성·내약성 평가와 임상 2상 권장 용량 탐색을 동시에 고려하는 용량 증대 연구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임상 확대 승인은 기존 호주 단일 지역에서 미국, 싱가포르 등으로 임상시험 지역을 넓혀, 환자 모집 속도를 큰 폭으로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익수다 측에 따르면 현행 용량군별 증대 단계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으며, 이어지는 용량 확장 연구에서는 다양한 환자 코호트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효능 및 안전성 검증이 시작될 예정이다.
글로벌 경쟁 구도도 주목된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ADC 신약 후보들의 임상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이번 리가켐바이오-익수다 협업 사례는 국내 바이오벤처가 기술 이전을 넘어 실제 글로벌 임상 주도권을 확보한 사례로 꼽힌다. 중국 파트너사인 포순제약도 올해 내에 중국 내 IKS014 신약 허가 신청을 완료할 계획이다.
임상 진입 장벽은 각국 규제기관의 IND 승인과 임상 설계 투명성에 있다. 미국 FDA의 이번 1상 확대 승인으로 리가켐바이오 및 익수다는 다국가 연구 인프라를 통한 환자 모집 가속화, 글로벌 상업화 가능성까지 검증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환자 유전체 분석 및 대상군 세분화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다국가·다기관 임상 확대가 차세대 ADC 신약 상용화 속도를 좌우할 변수로 보고 있다. 한 임상개발 전문가는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다양한 환자군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느냐가 상업화·출시장 선점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산업계는 리가켐바이오의 기술이 실제 시장에 조기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