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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무경험 논란”…차지훈, 이재명 대통령 사시동기 주유엔대사 임명에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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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무경험 논란”…차지훈, 이재명 대통령 사시동기 주유엔대사 임명에 파장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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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무경험자를 유엔대사로 임명한 것을 두고 정치권과 외교가가 정면 충돌했다. 2025년 9월 17일, 외교부가 차지훈 신임 주유엔대사 논란에 대해 해명 입장을 내놓았지만, 유엔대사의 전문성과 인사 원칙을 둘러싼 공세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차지훈 대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시험·연수원 동기로도 주목받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공식 논평에서 “차지훈 신임 대사는 국제중재, 국제금융 등 국제 이슈에 대한 이해가 깊고 중재·협상 경험이 많은 법조인”이라고 평가하며 잇따른 우려에 진화에 나섰다. 이어 “특임공관장을 포함한 재외공관장 인사 관련 사항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외교부가 답변하기 어렵다”면서도 “고도의 국제법 지식과 노련한 협상력을 요하는 유엔 무대에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차 대사가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국제중재인, 예금보험공사 국제법률자문, 법무부 국제투자분쟁 법률자문위원 등 이력을 갖췄으며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고 경력도 덧붙였다. 그러나 외교 경력이 없는 인사가 다자외교 현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자리에 앉는 데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실제 지난 15일 차 대사 임명이 발표되자, 외교부 안팎에서 “국제정세가 복잡한 상황에서 ‘대표성’과 ‘전문성’이 더 검증된 인물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한 외교가 인사는 “유엔대사는 단순한 상징직이 아니라 각국 외교관들과 실시간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며 “정무적 인연보다 전문성·균형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차지훈 대사는 사법시험 28회, 사법연수원 18기 출신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동기다. 그는 2020년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였던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변호인단에 참여해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이끌어낸 인연도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가 친분 위주냐, 정책 효율성이냐를 둘러싸고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주유엔대사는 아그레망 절차가 없어 별도 외국 동의 없이 즉시 부임할 수 있다. 차 신임 대사는 조만간 미국 뉴욕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하는 9월 23일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개막을 계기로 데뷔 무대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은 유엔대사 임명을 둘러싼 논쟁을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외교부는 전문성과 대통령 인사권의 정당성을 동시에 강조하고 있지만, 인사 투명성과 국익 실현이라는 과제를 앞두고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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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훈#이재명#외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