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삭감, 왜 그리 어리석나”…김민석 총리, 서울시 새벽 일자리 축소 비판
서울시의 새벽 일자리 지원 예산 삭감을 둘러싼 논쟁이 정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현장을 직접 찾아 서울시의 예산 삭감 방침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부 차원의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장에서는 실질적 지원 방안과 안전 정책의 강조가 동시에 도마에 올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남구로 새벽 인력시장’을 찾아 근로자들과 인력시장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동행한 장인홍 구로구청장, 김형광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 직무대리,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등과 함께 인력시장 내 이동식 상담 버스, 쉼터, 인력 사무소 등을 점검하며 근로자 일자리 확대에 협력 의지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특히 김 총리는 "징검다리 휴일에도 수고가 많으시다"며 현장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는 한편, 인력사무소와 건설근로자공제회 측에 "안전에 대한 안내를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상담은 하루에 몇 명 정도 하고 있느냐" 등 현장 근로실태도 꼼꼼히 챙겼다.
쟁점은 서울시의 새벽 일자리 지원 예산 축소 문제로 옮겨갔다. 장인홍 구로구청장이 “서울시가 1억원, 구로구가 5천만원을 부담해 인력시장 사업을 지속 중이지만, 내년 서울시 예산이 전면 삭감 통보됐다”며 현장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 총리는 이에 “왜 그리 어리석게들 (일을 하나)”라며 격앙된 어조로 서울시 방침을 정면에서 비판했다. 이어 “몇 푼 되지도 않는데, 이런 기본적인 것은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가장 큰 규모의 현장 일자리 사업 예산 축소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자원봉사자들 역시 “근로자들에게 제공되는 커피값만 한 달 200만원이 든다”며 예산 타격의 실상을 전했다. 이에 김 총리는 “시의회 쪽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면서 “걱정하지 말라. 그게 없어지는 게 말이 안 된다. 같이 돕겠다”고 화답했다.
김 총리는 또 현장에서 노동자들에게 백설기를 나눠주고 “최근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민이 체감할 정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자원봉사자들에게도 “국가가 할 일을 대신해 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서울시의 내년 예산 편성과 맞물려 새벽 인력시장 지원 여부가 정치권의 주요 현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 국회까지 논의가 확산될 전망이다. 정부는 향후 서울시 예산 삭감 문제를 국회 및 시의회와 협의해 조정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