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숲 따라 걸어요”…담양 자연 속에서 피톤치드로 채우는 여름
여름이 되면 푸른 숲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에는 먼 바다로 떠나는 피서가 익숙했다면, 요즘은 담양의 대나무 숲길과 계곡 옆에서 ‘숨 한번 크게 들이쉬는’ 휴식이 일상이 됐다.
요즘 담양 죽녹원 산책로에는 느긋하게 걷거나, 대나무 군락 사이에 앉아 조용한 오후를 보내는 가족과 연인들이 많다. SNS에는 ‘피톤치드 가득’하다는 해시태그와 함께 인증 사진이 이어지고, 아이가 있는 집은 가마골계곡 물놀이도 빼놓지 않는다.

이런 변화는 자연에서 쉬고 싶은 현대인의 속마음을 반영한다. 실제로 담양은 죽녹원, 가마골계곡, 소쇄원, 가마골생태공원, 관방제림 등 다양한 산림·계곡 명소로 이름나 있다. 죽녹원의 울창한 대나무 숲, 가마골계곡의 시원한 물소리, 소쇄원의 선비 정원처럼 각 공간은 특유의 고요함을 품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연으로 향하는 여름 여행 흐름을 ‘느린 일상으로 재충전하는 시간’이라 부른다.
실제로 숲에서 잠시 쉬다 온 이들은 “공기부터 다르다”, “한 바퀴만 걸어도 몸이 훨씬 가벼워진다”고 표현했다. 아이들과 함께 가마골생태공원 숲길을 걸은 주부 김지연 씨는 “일상의 소음이 꺼지고, 나도 함께 쉬는 기분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여행이 멀 필요 있나”, “휴가는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가 많아졌다. 조용한 숲,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 대나무 잎사귀 사이 햇살만으로도 충분히 ‘내려놓는 시간’이 된다는 공감이 이어진다.
작고 사소한 자연 산책이지만, 도심 밖 느린 템포의 삶에 대한 갈망은 그 안에 녹아 있다. 담양의 숲과 정원, 계곡에서 보내는 하루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쉬는 법을 다시 배우는 순간’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