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넘어선 순간”…오타니, 5연속 홈런→다저스 9회말 역전극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의 밤, 오타니 쇼헤이가 쏘아 올린 시즌 37호 홈런은 경기장을 잔잔한 흥분으로 물들였다. 다저스 투수진이 흔들릴 때마다 터져 나온 홈 팬의 응원, 1회말 오타니의 방망이에서 터진 굵은 감탄사는 어느새 기록의 현장으로 이어졌다. 시즌 최다 연속 경기 홈런(5경기) 타이에 성공한 오타니의 존재감은 가장 뜨거운 순간마다 스탠드를 울렸다.
24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미네소타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9회말 끝내기로 4-3 승리를 거뒀다. 김혜성은 다저스에서 7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2타수 무안타로 시즌 타율은 0.317에서 0.313으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3회 수비에서 코디 클레멘스의 강한 타구를 막아내며 현장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오타니는 2번 지명타자로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크리스 패덕의 시속 127㎞ 커브를 통타, 중앙 담장을 넘기는 대형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홈런 비거리는 134미터, 타구 속도는 시속 177.5㎞로 측정됐다. 이날 홈런으로 오타니는 로이 캄파넬라, 숀 그린, 맷 켐프, 아드리안 곤살레스, 족 피더슨, 맥스 먼시에 이어 역대 다저스에서 5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일곱 번째 주인공이 됐다. 동시에 내셔널리그 홈런 단독 선두로 올라서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에우헤니오 수아레스를 한 발 앞섰다.
경기는 2-3으로 끌려가던 9회말 두 아웃, 무키 베츠가 3루수 앞 내야 안타로 기회를 이었다. 상대는 오타니에게 고의사구를 내줘 주자를 쌓았고, 루이스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 찬스에서 프레디 프리먼이 좌익수 앞 끝내기 안타를 쳐냈다. 해리슨 베이더의 다이빙 캐치 시도에도 타구는 멈추지 않았고, 베츠와 오타니가 연이어 홈을 밟으며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다저스는 이번 승리로 시즌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편 김혜성의 반등과 오타니의 6경기 연속 홈런 여부에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하루를 견디고 그라운드를 나서는 이들의 표정 속엔 진한 안도와 긴장감이 함께 남았다. MLB의 여름이 한창인 가운데, 오타니의 기록 질주는 야구 팬들에게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