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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타니·피레네 절경 사이”…걸어서 세계속으로, 여행자 마음 흔든 중세 초월 감동→시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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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타니·피레네 절경 사이”…걸어서 세계속으로, 여행자 마음 흔든 중세 초월 감동→시선 집중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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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쉼 없이 변해도,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오늘도 오래된 길을 따라 걷는다. 프랑스 옥시타니와 피레네의 숨결을 품은 이 여행 속에서, 한 여행자는 중세의 온기와 자연의 장엄함이 만나는 경계에 발을 딛는다. 툴루즈의 분홍빛 벽돌과 카피톨 광장, 생 세르냉 성당에 이르기까지, 도시의 숨결에는 지난 시간과 현재의 만남이 촘촘히 새겨졌다.

 

해질 무렵 갸론 강을 따라 펼쳐진 풍경에는 젊음과 추억, 그리고 일상의 환희가 잔잔히 흐른다. 기계와 신화가 공존하는 알 드 라 머신의 독특한 공간 속에서, 여행자는 상상력과 현실이 뒤섞인 순간을 마주한다. 툴루즈의 깊은 밤을 채우는 식탁 위엔 카술레 한 숟갈이 전하는 연대와 기억의 향기가 옅은 미소처럼 번진다.

옥시타니·피레네의 숨결…‘걸어서 세계속으로’ 여행자, 중세와 자연의 경계→삶의 울림 / KBS
옥시타니·피레네의 숨결…‘걸어서 세계속으로’ 여행자, 중세와 자연의 경계→삶의 울림 / KBS

절벽 위에 빛나는 요새 마을 로카마두르로 길을 옮기면, 216개의 계단을 오르는 동안 무엇이 지나갔는지 되묻게 된다. 순례자들이 걸었던 흔적을 더듬으며 여행자는 검은 성모 앞에 선다. 신앙의 간절함과 마을을 휘감은 치유의 기도가 밤하늘을 적신다. 협곡과 맞닿은 풍경, 그리고 오래된 이야기가 서린 공간에서 바람마저도 역사처럼 불어온다.

 

파디락 동굴에 들어서면, 깊이 77미터의 그랑 돔과 2킬로미터를 넘는 탐험로가 비밀스럽게 여행자를 이끈다. 종유석과 바위, 어둠과 에코가 한데 얽힌 그곳에서, 태초의 고요함과 압도적 경이로움이 차오른다. 낮과 밤, 지상과 지하의 경계가 모두 무너진다.

 

유럽 최고봉 피레네를 지나는 아르투스트 열차에서는, 드넓은 평원과 푸른 숲이 창밖으로 펼쳐진다. 어느새 도착한 아르투스트 호수에서는 에메랄드빛 침묵이 여행자의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자연에 안긴 트레킹의 끝에서, 세상과 나 사이의 분리가 조금씩 허물어진다.

 

루르드의 기적은 1868년 이래로 수많은 사람들을 한데 모았다. 성모상의 발현을 기리며, 순례자와 여행자가 함께 모여 불빛 아래 기도하고, 감사와 소망의 마음을 전한다. 성 로사리오 성당의 엄숙함과 야외 미사의 성스러운 울림이 밤공기를 감돌고, 마음의 결이 한 겹 더 다듬어진다.

 

그리고 피레네 국립공원의 산맥을 따르는 여정에서는, 호수와 숲, 계곡이 겹겹이 쌓인 자연의 경이 앞에서 인간이란 존재의 작은 자유와 겸손을 새삼 깨닫게 된다. 무역로를 지나 고브 호수 앞에 마주한 눈부신 푸름은, 삶과 환상의 경계까지도 허물고 만다.

 

역사와 예술, 기적과 평온, 그리고 사람의 숨결이 스며든 이 길 위에서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삶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익숙한 세상 바깥에서, 시간의 켜와 진실한 온기가 깊이 스며든 여행의 감동이 시청자에게 천천히 깃든다. 옥시타니와 피레네를 따라 가능한 삶의 이야기는, 7월 19일 토요일 오전 9시 50분 ‘걸어서 세계속으로’에서 또 한 번 펼쳐질 예정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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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세계속으로#옥시타니#피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