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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로 승부 건다”…삼성·애플, 초슬림 스마트폰 시대 개막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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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두께 혁신이 글로벌 IT 산업의 새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각각 새로운 초슬림 스마트폰 라인업을 공식 발표하며 AI 기능 평준화의 다음 경쟁 무대를 ‘두께와 무게’로 옮기고 있다. 양사가 각각 공개한 갤럭시S25 엣지와 아이폰 에어는 기존 스마트폰 대비 최소 1mm 이상 얇아진 두께, 10g 넘게 감소한 무게로 휴대성 중심의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는 AI 기반 사용성 강화 전략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초슬림 모델의 등장이 스마트폰 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삼성전자는 2024년 상반기 최초로 갤럭시S25 시리즈에 ‘엣지’라는 이름의 초슬림 모델을 추가했다. 기존 S25 일반 모델 두께(7.6mm) 대비 무려 1.1mm 얇은 6.5mm를 구현했고, 무게도 15g 감소시켜 163g에 맞췄다. 애플 역시 아이폰 17 시리즈에서 ‘에어(Air)’를 새로 선보이며 초슬림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에어 모델의 두께는 5.64mm로 아이폰 일반 모델(7.8mm)보다 크게 줄었고, 무게도 22g 경량화됐다. 특히 애플은 두께 감소를 위해 eSIM 전용 설계와 물리 유심 슬롯 제거라는 하드웨어 변화를 단행했다. 삼성은 폴더블폰에도 같은 흐름을 반영, 갤럭시 Z 폴드7의 접힘 두께를 8.9mm까지 낮추는 등 폼팩터 전반에 걸쳐 ‘슬림화’ 전략을 강화했다.

초박형 구현의 기술적 배경에는 배터리, 카메라, 내부 회로 효율화 등 소재 공학과 집적화 기술 향상, 하드웨어 최소화 트렌드가 있다. 그러나 두께 경쟁의 한계도 분명하다. 갤럭시S25 엣지는 기존 모델(4500mAh) 대비 3900mAh로 배터리 용량이 줄고, 트리플 카메라 대신 듀얼(광각·초광각) 카메라만 탑재해 망원 촬영 능력이 제외됐다. 아이폰 에어도 배터리 사용시간과 카메라 구성이 줄었다. 이런 구성 변화는 필연적으로 촬영 기능과 사용 시간 단축, 장시간 사용 때 불편 등 소비자 니즈와 맞물린다.

 

초슬림 전략은 가격정책에서도 의외의 선택을 보였다. 갤럭시S25 엣지는 동일 저장용량 기준 34만1000원, 아이폰 에어는 30만원 이상 기존 모델 대비 비싸다. 업계 전문가들은 “초슬림 구현의 기술 코스트가 높고, 외관 혁신이 프리미엄 가치를 뒷받침한다는 제조사 판단이 깔린 결과”라고 해석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초박형 경쟁이 가시화됐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휴대성·미니멀리즘 수요가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제조사들도 얇고 가벼운 플래그십 출시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다만 국내외 주요 미디어, IT 분석기관들은 스펙 다운과 가격 인상이 소비자 수요에 장기적으로 부합할지에 대해선 분석이 엇갈린다. “얇고 가벼운 점이 매력적이나, 주요 기능 희생이 뚜렷하다”(톰스가이드), “헤비 유저에게는 배터리 성능이 부담”(워싱턴포스트) 등 비판적 관점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스마트폰이 더 얇아지는 트렌드는 확고해 보인다”며 “다만 카메라·배터리·가격의 균형, 소비자 인식 변화를 고려한 추가 혁신이 필수로 보인다”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이번 초슬림 기술이 일회성 유행에 그칠지, 글로벌 스마트폰 디자인의 주요 기준으로 자리 잡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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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애플#갤럭시s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