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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금 0원 기적 같은 결과"…더불어민주당, 론스타 소송 승소에 이재명 정부 성과 강조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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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외환은행 매각을 둘러싼 국제투자분쟁에서 한국 정부가 승소한 뒤, 성과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배상 책임이 사라진 것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 정부의 외교 성과라고 강조하며 환영 입장을 내놨고, 국민의힘이 제기한 사과 요구에는 억지라고 맞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정부가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투자분쟁 중재판정 취소 신청 사건에서 승소한 데 대해 일제히 호평했다. 중재판정 취소로 약 4천억원 규모로 거론됐던 배상 부담을 피하게 된 점을 부각하며 국고를 지킨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대구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이 승소했다는 기쁜 소식, 4천억원을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적인 성과와 더욱 빛나게 된 대한민국을 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하며 승소를 이재명 정부의 대외 성과와 연결 지었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같은 회의에서 "배상금 0원이라는 기적 같은 결과를 이끌어낸 정부 당국과 실무진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론스타 측의 2차 중재 가능성이 남아있다"며 "남은 후속 절차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해 향후 법적 분쟁 가능성을 경계했다.

 

변호사 출신인 박지원 최고위원은 승소 의미를 국제 분쟁 사례와 비교하며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관세 협상과 APEC 정상 외교 성과에 이어서 또 하나의 대외적 쾌거"라고 평가한 뒤 "판정이 이렇게 통째로 취소되는 사례는 흔치가 않은데 국고를 지켜낸 관계 공무원들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국제투자분쟁에서 중재판정 전부 취소가 드문 결정이라는 점을 들어 그 상징성을 부각한 셈이다.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를 거론하며 더불어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한 데 대해선 반박에 나섰다. 앞서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 론스타 소송을 이어가기로 한 결정과 관련해, 과거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승소 가능성 제로다", "로펌 배만 불린다"는 식으로 비판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정치 공세라고 선을 그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법무부에서 국제법무국장을 중심으로 10년 넘게 소송을 했던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잘했다라고 하면 될 것을 이렇게 할 필요까지 있나 싶다"고 말해, 공을 특정 인물에게 돌리려는 시도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강득구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보수 진영의 정치적 해석을 겨냥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보수 진영은 또 숟가락 얹기다, 윤 정부 덕이다라며 억지 프레임을 들고나오겠다"고 적었다. 이어 "이번만큼은 그 어떤 프레임으로도 덮을 수 없는 명백한 이재명 정부의 성과"라고 주장하며, 승소를 이재명 정부의 정책 역량과 연결하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다.

 

론스타 소송은 10년이 넘는 장기 분쟁으로, 여러 정부를 거쳐 이어져 온 사안이다. 이에 따라 책임과 공을 둘러싼 정치권의 해석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외교·법률적 성과라는 점을 부각하며 후속 절차에서의 철저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대표와 이전 정부의 역할을 내세워 공로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국회와 정부는 론스타 측의 추가 중재 제기 여부를 예의주시하며, 국제 분쟁 리스크 관리 체계 보완 방안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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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론스타소송#이재명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