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마운드 교향곡”…콜로라도 신인 고든, 220경기 무완봉 악몽→세인트루이스전 해방
침묵하던 마운드가 오랜 침체의 그림자를 뚫고 환호의 전당으로 변했다. 콜로라도 로키스가 쿠어스필드 홈에서 신인 투수 태너 고든을 앞세워 220경기 만에 완봉승을 일궈내며 관중과 선수 모두의 심장을 뛰게 했다. 커다란 기록의 선언이자, 오랜 부진의 사슬을 끊는 벅찬 순간이었다.
콜로라도는 2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6-0으로 완승을 거두며 지난 시즌 이래 이어진 221경기 연속 무완봉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선발로 등판한 태너 고든은 6이닝 4피안타 무실점 기록과 함께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고, 지미 허겟과 타일러 킨리가 각각 2이닝,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매조지하며 세 명의 투수가 합작한 완벽한 마운드 운용이 빛났다.

무려 1901년 이후 한 팀이 220경기 이상 완봉승 없이 시즌을 이어온 사례는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라는 점에서 이번 승리는 더욱 뜻깊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업체 스탯헤드 및 베이스볼 레퍼런스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200경기 넘는 무완봉 기록은 존재하지 않았다. 워런 셰퍼 감독 대행은 경기 뒤 “신인 태너 고든이 없는 기록을 남겨 타고난 투수임을 증명했다”며 “마운드 전체가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득점 지원 역시 완벽했다. 콜로라도 타선은 경기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며 6점을 뽑아내, 투수진의 노력을 단단히 뒷받침했다. 팬들은 더 이상 무승의 역사를 두고 아쉬워할 필요가 없었다.
최근 콜로라도의 분위기 반전도 눈길을 끈다. 전반기 내내 22연속 루징시리즈를 기록하며 부진했으나, 미네소타와의 3연전에서 2승 1패, 세인트루이스와의 시리즈에서도 위닝시리즈(2승 1패)를 거두며 후반기 반등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날 승리에도 콜로라도는 시즌 26승 76패, 승률 0.255로 최하위 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경기가 끝나던 순간, 관중석에서는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완봉승을 향한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팬들은 이 기록이 단순한 승리에 그치지 않고, 팀이 다시 희망을 품을 계기가 되길 바라는 눈빛이었다. 콜로라도의 다음 경기는 최하위 탈출을 위한 또 하나의 도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