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국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 통보에 상한가…한성기업, 테마 수급에 변동성 확대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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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일본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 의사를 공식 통보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며 국내 수산물 관련주가 급등하고 있다. 대체 공급망에 대한 기대와 식품·HMR·K푸드 테마가 겹치면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수익·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흐름이 지정학적 변수와 테마 수급이 결합된 사례로 평가하며, 향후 일본·중국 간 통상 갈등 전개와 기업 실적 개선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1월 19일 오후 2시 기준 한성기업 주가는 6,370원으로 전 거래일(4,900원) 대비 30.0% 급등했다.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으며 상한가에 도달했고, 장 초반 5,000원에 출발한 뒤 4,84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가 중국발 수산물 이슈가 전해진 이후 직선형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시각 거래량은 130만 주 안팎으로, 최근 한 달 평균 대비 두 자릿수 배 이상 폭증해 평소 제한적인 유동성과는 다른 수급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성기업[00368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한성기업[00368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 의사를 외교 채널을 통해 통보했다는 외신 보도가 촉매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누적돼 온 글로벌 수산물 안전성 우려에 더해, 중국·일본 간 외교 갈등이 실제 수산물 교역 차단으로 이어질 조짐이 나타나자 일본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공급망에 투자자 관심이 쏠렸다는 해석이다. 수산 가공 역량과 유통망을 갖춘 국내 업체들에 단기적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를 자극한 것으로 관측된다.

 

수산주 전반에도 매수세가 확산됐다. 이날 한성기업과 함께 CJ씨푸드, 동원수산, 사조씨푸드, 신라에스지, 사조산업, 사조대림, 사조오양, 신라교역 등 주요 수산 관련 종목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중국의 수입 중단 조치가 어느 정도 규모와 기간으로 이어질지 가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체 공급망에 대한 구조적 수요 증가 가능성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특히 냉동 수산물 가공·유통 비중이 높은 한성기업은 테마 중심 종목으로 부각되며 상한가까지 직행했다.

 

최근 한성기업 주가의 단기 흐름은 뚜렷한 테마 의존형 패턴을 보여 왔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는 5,000원 초반대 박스권에서 3~5% 수준의 일간 변동성을 반복하며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분기 실적 부담과 낮은 이익률 구조에 대한 경계 심리가 이어지면서 여름 이후 급등 구간에서 유입됐던 추격 매수 물량이 차익 실현으로 돌아섰고, 매도 우위 국면이 지속됐다. 그럼에도 수산·HMR·K푸드 테마가 재점화될 때마다 단기 급등과 급락이 번갈아 나타나는 등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6개월로 시계를 넓혀 보면, 한성기업 주가는 5월 중순 5,000원 초반에서 출발해 조정과 반등을 반복한 끝에 6,000원대 중반까지 회복했다. 6개월 누적 기준으로는 20%대 중반 상승률을 기록해 코스피 지수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지만, 실적 기반 우상향이라기보다 테마 이슈에 연동된 급등·급락이 반복된 흐름에 가깝다. 이날 상한가로 단기 고점과 종가를 동시에 갈아치우면서 5일·20일·60일 이동평균선을 모두 상향 돌파했고, 기술적으로 단기 추세 전환 신호가 강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급 구성을 보면 구조적 장기 자금보다는 단기 매매 성격이 강하다. 최근 일주일 동안 외국인은 1만5,000주 이상 순매도를 기록하며 매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고, 기관은 하루 수십 주 수준의 제한적인 매매만 반복했다. 이날 상한가 구간에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대부분은 개인 투자자가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달 단위로도 외국인은 뚜렷한 순매수 전환 없이 관망 또는 매도 우위 기조를 유지해 왔고, 주가 방향은 주로 개인과 단기 트레이더 수급에 의해 좌우됐다.

 

기업 펀더멘털을 보면 단기 급등을 정당화할 만큼 구조적인 실적 개선이 이미 확인된 단계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한성기업은 가장 최근 분기에서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이익의 안정성이 높지 않다. 연간 매출은 2022년 2,900억 원대에서 2024년 3,300억 원대로 완만히 성장하고, 영업이익도 70억 원대에서 100억 원대 초반으로 증가하며 영업이익률이 2%대 초반에서 3%대 수준으로 개선되는 흐름이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적자와 흑자가 반복되고 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PER 13배 안팎, PBR 0.5배 내외로 동일 업종 평균 대비 저평가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다만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대 초반에 그쳐 PBR 리레이팅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수익성·ROE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상황에서 주가가 뉴스와 테마에만 의존해 빠르게 레벨업할 경우, 이후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무건전성은 방향성은 개선 중이지만 절대 수준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부채비율은 2022년 300% 중후반에서 2024년 260% 안팎으로 낮아졌고, 당좌비율은 70%대에서 90% 수준으로 올라 단기 유동성 리스크는 완화되는 흐름이다. 그럼에도 부채비율 자체가 높은 편이어서, 금리 환경 악화나 원재료 조달 비용 상승 등 외부 충격 시 재무 부담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배당수익률은 대표적인 고배당 식품주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으로, 당분간 투자 포인트는 배당보다 실적 및 재무 구조 개선에 맞춰져 있다.

 

사업 구조 측면에서는 수산물·간편식·K푸드·ESG 등 복수의 테마를 보유한 점이 장점으로 거론된다. 한성기업은 기존 게맛살·크래미 등 어육가공 이미지에서 벗어나 냉동 해물 간편식과 육가공 브랜드(캠프렌즈, 고미트 등)를 통해 HMR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전 공장 HACCP 인증과 수산가공업계 선도 수준의 MSC 인증을 보유하며 친환경·지속가능 수산 기업 이미지를 구축한 점도, 글로벌 수산물 공급망 재편 논의 속에서 대체 공급망 후보로 부각될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다만 이런 테마성 요인은 정책·외교 환경 변화에 따라 빠르게 소멸할 수 있어 실적과의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K푸드 수출 확대 기대,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 등 일련의 이슈는 수산 관련주의 민감도를 키우는 촉매로 작용했으나, 실제로 매출·이익에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대체 공급망 수요가 현실화되더라도 단기 이익보다는 중장기 계약 구조와 설비·물량 확보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동일 업종 내 상대 평가에서 한성기업은 시가총액 약 400억 원대로 삼양식품, 오리온, CJ제일제당, 동서 등 대형 식품주와 비교해 규모가 작은 소형주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도 1,400위대에 머물러 지수 영향력은 미미하며, 외국인 지분율도 3%대 중반에 그친다. 업계 대표 종목의 외국인 지분율이 10~30%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구조적 장기 자금보다는 단기 매매 비중이 큰 구조다. 이런 특성은 특정 이슈 발생 시 상·하한가에 근접하는 급격한 변동이 더 자주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한성기업 주가의 단기(1개월) 방향성은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 조치에 대한 후속 조치, 중국·일본 간 외교·통상 갈등의 진전, 정부 수산업 지원 정책, 글로벌 수산물 가격 흐름 등에 좌우될 전망이다. 이날 상한가로 형성된 6,370원 부근은 심리적 저항이자 매물대로, 전일 종가인 4,900원 안팎은 직전 박스권 하단이자 1차 지지선으로 의식될 수 있다. 수산 테마 강세와 개인 매수세가 이어질 경우 6,000원대 박스권 상단 안착 시도가 가능하다는 해석도 있는 반면, 상한가 이후 거래량이 급감하거나 외국인·기관 매도가 확대되면 5,000원대 재조정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중기(6개월) 관점에서는 HMR 포트폴리오 확대, 친환경 인증·ESG 경영, K푸드 수출 전략이 어느 수준까지 실적과 마진 개선으로 연결되는지가 핵심 변수다. 영업이익률이 3%대 중반 이상으로 안정되고 순이익이 플러스 구간에서 꾸준히 유지된다면, 현재 저PBR 구간은 재평가 여지를 키울 수 있다. 반대로 원재료 가격 상승, 환율 변동, HMR 경쟁 심화 등으로 마진 개선이 지연될 경우 밸류에이션은 업종 평균 이하 수준에서 머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소형 수산·식품주는 이슈 발생 시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는 특성이 강한 만큼, 단기 테마 랠리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중국·일본 간 외교·통상 변수, 후쿠시마 오염수 관리, 글로벌 수산물 교역 구조 변화 등 외부 요인이 실적과 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책·외교 뉴스에 따른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향후 수산물 관련주의 방향성은 중국과 일본의 통상 마찰, 글로벌 식품·원재료 가격, 각사 실적 개선 속도에 의해 가늠될 전망이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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