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선수 권익”…김국영, 선수위원 도전→후배 울림 전한다
처음엔 조용한 격려와 미소만이 흐른 자리에, 곧 단호한 의지가 더해지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김국영에게 걸린 후배들의 기대와 본인의 사명감이 한순간에 교차했다. 그는 누구보다 철저한 준비와 고민으로 자신뿐만 아니라 후배들의 미래를 생각하고 있었다.
대한체육회는 25일 하계종목 선수위원 최종 선거 결과를 공개하며, 13명의 후보 중 10명이 선출됐다고 알렸다. 오랜 시간 한국 단거리의 상징으로 불렸던 김국영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육상계에선 단순한 위촉이 아닌, 세대와 기록을 잇는 의미 있는 순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선수위원은 현장 선수들의 목소리를 직접 체육회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국영은 오랜 세월 후배 선수들의 고민을 가까이서 듣고 조언만 해온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직접적인 변화의 의지를 드러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의견을 내지 못한다는 현실을 강조하며, "후배들의 진짜 목소리를 끌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스물아홉, 한국 남자 100m 역대 1~7위 기록을 모두 자신의 이름으로 바꿔놓은 그는, 지난 2010년 대구대회에서 31년 만에 기록을 경신하며 육상계 소문난 아이콘으로 우뚝 섰다. 2017년 10초07까지 단축하며 한국 육상의 역사를 다시 썼다. 대표팀 에이스로서 세계선수권 무대에도 연이어 오르며, 400m 계주 신기록에도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했다.
2026년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계획인 김국영은 요즘 후배들의 성장세에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다. 후배들이 연달아 한국 기록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오랫동안 짊어져온 부담도 내려놨다고 밝혔다. "정말 자랑스럽다"는 짧은 평가에 한국 육상 미래를 믿는 선배의 마음이 담겼다.
향후 4년간 김국영은 육상뿐 아니라 여러 종목 선수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목소리에 주력하기로 약속했다. 그는 국가대표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즐거운 운동 분위기 조성이 목표라고 전했다. 임기 마지막에 선수들이 더 행복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김국영의 선수위원 도전은 그의 트랙 위 업적과 별개로, 한국 스포츠계에 또 하나의 뿌리 깊은 변화를 기대하게 한다. 은퇴 후에는 지도자가 돼 한국 육상 발전에 헌신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전했다.
이번에 함께 선출된 9명의 선수위원들과 김국영은 앞으로 4년 동안 선수 권익 정책과 환경 개선에 힘쓸 계획이다. 김국영은 "더 많은 선수들이 자기 목소리를 체육회에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하루의 훈련과 선수 생활 끝, 김국영의 표정엔 여전히 진중함이 남아 있다. 육상장 너머 후배들의 웃음과 작은 손짓들이 어느새 그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었다. 김국영이 전하고 싶은 선수들의 목소리는, 이제 스포츠 현장과 한국 육상 미래에 조용히 울림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