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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취소 결단”…KOVO, 남자부 컵대회 무산→FIVB 규정에 좌절 짙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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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취소 결단”…KOVO, 남자부 컵대회 무산→FIVB 규정에 좌절 짙어지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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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의 순간, 여수체육관에 모였던 팬들의 숨죽인 기대는 허무하게 멈췄다. 경기 시작을 손꼽아 기다리던 벤치와 관중석에도 무거운 실망감이 감돌았다. 국제 규정과의 충돌, 그리고 미처 피어나지 못한 승부의 긴장감까지, 남자부 컵대회는 끝내 코트 위로 오르지 못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4일, 국제배구연맹(FIVB)으로부터 대회 승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남자부 컵대회 경기 전면 취소를 공식 선언했다. KOVO와 FIVB는 남자부 프로배구대회 개최를 놓고 수주째 논의를 이어왔으나, FIVB는 세계선수권 종료 후 3주간 선수 휴식 규정을 고수했다. 이로 인해 2025 시즌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경기는 끝내 무산됐다.

“남자부 경기 전면 취소”…KOVO, FIVB 규정에 컵대회 조기 종료 / 연합뉴스
“남자부 경기 전면 취소”…KOVO, FIVB 규정에 컵대회 조기 종료 / 연합뉴스

FIVB는 올해 필리핀에서 개최된 남자 세계선수권 일정(12일부터 28일까지)과, 컵대회 일정을 공식 경기로 간주하는 내부 규정에 따라, 남자부 경기에 대한 최종 승인 불가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KOVO는 선수단 구성을 외국인 없이 국내 선수로만 전환해 13일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 간 개막전을 강행했다. 하지만 두 번째 경기인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의 맞대결은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다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V리그 개막 일정 역시 국제 대회와의 조율로 인해 기존 10월 18일에서 내년 3월 19일로 연기되는 등, 시즌 전체에 큰 변화가 일었다. 남자부컵대회를 통한 전력 점검 기회가 사라지며, 각 구단 역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배구연맹은 “FIVB와의 입장 차이로 모든 배구 팬과 구단, 여수시 및 관계자 여러분께 거듭 사과한다”며 “앞으로는 국제 연맹과 더 긴밀히 소통해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여자부 컵대회는 당초 계획대로 21일부터 28일까지 정상 개최된다.

 

무산된 경기의 여운은 체육관을 오래 감쌌다. 선수와 팬의 기다림이 아쉬움으로 스쳤던 하루. KOVO의 남자부 컵대회는 불발에 그쳤지만, 오는 21일부터 펼쳐질 여자부 경기에서는 새로운 시작의 설렘을 만날 수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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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fivb#남자부컵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