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버블 조짐 vs 성장 엔진”…영국, 기술산업 올인에 우려와 기대 교차
현지시각 8일, 영국(London, UK)에서 재무장관 레이첼 리브스(Rachel Reeves)가 구글(Google) 데이터센터 신설 현장을 방문하며, 대규모 기술산업 투자를 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내세웠다. 이번 행보는 영국 경제에 대한 ‘시장 신뢰’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인공지능(AI) 열풍이 실물 경제 전반을 주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구글의 50억 파운드 투자 계획이 발표되며 정부의 성장 드라이브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그러나 일각에선 AI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전방위 과열 투자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는 양상이다. 미국(USA) 역시 최근 IT 인프라 투자와 에너지 투입 확대로 단기 성장률을 방어하고 있으나, 하버드대 제이슨 퍼먼(Jason Furman) 교수는 “올해 상반기 미국 GDP 성장의 92%가 IT 장비·소프트웨어 투자에서 나왔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Deutsche Bank)는 “AI 관련 투자 없었다면 미국 경제는 이미 침체”라고 진단하면서, 지나친 낙관주의가 잠재적 버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미국 정부가 메타(Meta)의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와 오픈AI(OpenAI)의 샘 올트먼(Sam Altman) 등 기술기업 경영진을 적극 설득하며, IT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올트먼은 4년간 5천억 달러에 이르는 ‘스타게이트(Stargate)’ 슈퍼컴퓨팅 프로젝트를 예고하고 있으며, 오라클(Oracle) 또한 3년간 650억 달러의 부채 발행을 통해 데이터센터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대규모 투자는 고용 창출, 단기 생산 확대, 투자 심리 개선 등 긍정적 효과를 내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론 설비 과잉과 에너지 수급 안정성, 탄소중립 정책과의 충돌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갈수록 늘어나는 전력 수요가 영국 및 글로벌 경제에 부담을 안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전문가들은 “AI 거품이 2000년대 초 닷컴버블과 유사하다”며, 실제 수익성보다 기대가 앞서는 투기적 사이클에 대한 경계를 거듭 강조한다. 만약 거품 붕괴 국면이 도래하면, 영국 정부의 기술·성장 전략도 동반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번 투자 사이클이 산업 구조 혁신과 전반적 생산성 향상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로 영국 내에선 AI·기술산업이 탈산업화 이후 성장 정체 상황을 돌파할 ‘새 엔진’으로 각광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는 “AI 투자 확산이 영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구조를 빠르게 바꿀 분기점”이라고 평가했고,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는 “버블 우려와 혁신 기대가 공존한다”고 분석했다.
궁극적 관건은 정부의 조율 능력이다. 단기 부양책 일변도가 아닌, 에너지 인프라·기후 전략·인재 육성 정책의 조화가 뒷받침된다면 AI 산업의 거품 논란을 상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경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투기적 심리와 정책 미스매치가 반복된다면 영국 경제는 새로운 ‘AI 버블 붕괴’ 리스크에 노출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영국 정부와 시장의 대응에 글로벌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