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로 뒤덮인 침묵”…김혜은, 유시민 논란 흔든 진심→돌아선 현장 온도
잔잔한 긴장감이 번진 서울 용산의 영화 ‘악의 도시’ 기자간담회 현장은 김혜은의 깊은 성찰과 차분한 표정으로 물들었다. 배우 김혜은은 자신의 평소 소신인 약자를 향한 마음과, 신념을 둘러싼 논란을 오롯이 받아들이며 책임의 무게를 묵묵히 감내했다. 말 한마디의 파장이 커진 현실 앞에서, 김혜은은 침묵으로 일관하기보다 자신의 진심과 고민을 차분하게 풀어내 현장 분위기를 엄숙하게 만들었다.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인 순간, 김혜은의 목소리에는 그간의 반성과 진정성 있는 사과가 담겨 있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혜은은 “여성과 약자에 대한 애정이 크다”며 자신의 발언이 불러온 여파에 진심으로 미안함을 전했다. 배우로서,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깊은 책임을 느낀다는 말과 함께 “우리나라가 잘돼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시선이 쏟아지는 가운데 김혜은이 전한 메시지 속에는, 회피하지 않는 성숙한 태도와 사회에 대한 고민, 연대를 향한 존경심이 세밀하게 드러났다.

이어 한국 문화 산업의 위기감 역시 털어놨다. 김혜은은 “K-콘텐츠가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흐름이 이어지는 한편, 제작 환경은 악화돼 드라마와 영화 산업 모두가 위축된 모습이 안타깝다”며 문화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 미래를 거듭 응원했다. 예술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는 배우의 걱정은 현 시국과 맞물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논란의 시작은 유시민이 김문수 후보의 아내 설난영 여사를 향해 학력과 배경을 언급한 발언에서 비롯됐다. 이에 김혜은은 “서울대 출신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웠던 적은 없으나, 대신 깊은 죄송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여성과 어머니들에 대한 경의와, 남의 삶을 휘두르는 일에 대한 단호한 비판 역시 이어졌다. SNS에 올렸다가 삭제한 이 입장 표명에는, 김혜은이 공인으로서 얼마나 말의 무게를 의식하고 반성하는지 엿보였다.
김혜은은 “오랜 시간 말을 해온 배우로서 이번 일을 통해 언행의 무게를 새롭게 깨달았다”고 전했다. 앞으로는 더욱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할 것을 약속했고, 성장과 자기반성에 기반한 각오를 더욱 단단히 했다. 간담회장을 떠나는 그의 뒷모습엔 깊어진 사유의 흔적이 어렴풋이 남아 있었다.
논란을 딛고 다시 자신을 바로 세운 김혜은은, 영화 ‘악의 도시’의 묵직한 메시지와 함께 사회를 향한 책임감을 품은 배우로 거듭날 것임을 다짐했다. 김혜은의 고백은 이번 극장가와 관객들에게 오래도록 진한 여운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