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여성 환자 급증, 최소침습 확대”…폐암 수술 14년 변화 분석 → 맞춤형 의료 진입 신호

고령 사회 진입과 건강검진 확산이 국내 폐암 수술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전환시키고 있다. 2010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 단위 빅데이터 분석 결과, 고령 환자와 여성의 수술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수술 기법 또한 최소침습(흉강경, 로봇수술) 중심으로 재편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환자 세대 교체와 치료 기술 혁신이 맞물린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삼성서울병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순천향대학교 연구진이 국민건강보험 청구 12만 4334건과 로봇수술 1740건을 분석해 발표한 결과, 연간 폐암 수술 건수는 2010년 4557건에서 2023년 1만 4184건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10만명당 폐암 발생 역시 42.8건에서 61.6건으로 올랐다. 여성 환자 비율은 같은 기간 32%에서 44.7%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여성 폐암 환자 대부분은 비흡연자이며, 간접흡연·대기오염·조리환경 등 복합 요인의 영향으로 관측된다. 

고령 환자의 수술 접근성 역시 크게 변화했다. 70~79세 환자는 26.3%에서 32.3%, 80세 이상 환자도 2.0%에서 6.2%로 증가했다. 중증 동반질환 환자군(찰슨동반질환지수 7점 이상) 비율도 9.0%에서 17.4%로 높아졌다. 이는 수술 위험이 높아 과거에는 치료를 포기하던 환자 집단의 수술 문턱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핵심 배경에는 수술 기술의 발전이 있다. 2010년 절반 수준이던 비디오흉강경 수술은 2023년 전체의 94.8%를 차지했고, 로봇 수술은 3.17%로 아직 소수지만 2023년 처음으로 개흉 수술 건수를 넘어섰다. 덕분에 쐐기절제술(8.2%→18.5%), 분절 절제술(4.2%→9.6%) 등 폐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도 확산됐다. 입원 기간은 13일에서 7일로 단축, 30일 이내 사망률은 2.45%에서 0.76%로 줄었다.

해외 역시 로봇수술·흉강경수술이 고령화와 맞물려 표준 수술 방식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미국, 일본 등은 폐암 환자를 위한 조기진단과 최소침습 치료 확대 전략을 병행 중이다. 하지만 데이터 보호, 의료 접근성 격차 등 현실 과제도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빅데이터 분석 기반 환자 맞춤형 진료와 최소침습 기법 확산이 의료 질 변혁을 이끌고 있다”며 “정책·보험 체계 후속 개정 없이는 혁신 기술의 전국적 혜택이 제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폐암 수술 분야의 기술 변화가 맞춤형 정밀의료 확산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