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아래 불빛 하나”…거창, 가을 산과 캠핑의 여유를 걷다
요즘 가을만 되면 경남 거창의 산과 캠핑장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소박한 농촌 마을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단풍 아래서 자연과 미식을 동시에 즐기는 쉼의 일상이 됐다.
가을의 거창은 단풍으로 물든 산세와 소슬한 바람, 사과밭이 이어지는 풍경 덕분에 감상의 여유가 깃든다. 산중오토캠핑장에선 맑은 숲 향기와 별빛 아래 조용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청결한 시설과 온수, 잘 갖춰진 개수대는 캠퍼들에게 은근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직접 찾은 이들은 "밤에 하늘을 올려보니, 별로 가득 차올랐다"고 표현했다. SNS엔 단풍숲 캠핑 인증샷, 새벽 산책 사진이 쏟아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캠핑 인구가 매년 증가하면서, 거창의 자연 속 캠핑장은 예약 경쟁이 벌어질 정도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경남 지역 캠핑 수요는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했다. 등산객들에게 인기인 우두산은 가을이면 온 산이 붉고 노란 단풍으로 물들어, 정상에서 바라본 거창의 풍경이 특별한 위로를 남긴다.
캠핑뿐만 아니라 맛집 문화도 주목받는다. 거창읍에 있는 왓쇼이에서는 일본인 주인이 직접 선보이는 일본 가정식을 즐길 수 있다. 소박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색다른 미식을 찾는 이들의 후기가 이어진다. 혼자서도 부담없이 들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아이와 함께라면 거창사과테마파크 전시관도 추천할 만하다. 사과 재배의 역사와 다양한 체험 공간 덕분에 주말 가족 나들이 명소로 자리잡았다.
전문가들은 "가을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느긋이 호흡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캠핑장이나 산, 지역 미식 공간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시간을 보내면서 삶의 균형을 찾으려는 흐름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굳이 먼 곳 떠나지 않아도 근교에서 이런 숨은 명소를 찾다니 신기하다”, “캠핑 끝나고 먹는 사과 한입이 최고의 미식”이라는 댓글이 공감대를 얻는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가 자연에 더 가까이 머무는 그 순간, 일상의 무게는 조금씩 가벼워지고 있다. 거창의 가을 산과 캠핑은 지금, 많은 이들의 마음을 고요하게 바꿔놓는 새로운 기호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