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스티븐 커다, 모국의 품에서 진실된 뿌리 발견”…첫 미 육군 한인 장성, 아버지로 돌아온 이야기→입양인 자긍심 확산
정치

“스티븐 커다, 모국의 품에서 진실된 뿌리 발견”…첫 미 육군 한인 장성, 아버지로 돌아온 이야기→입양인 자긍심 확산

조보라 기자
입력

경계 없는 시대, 스티븐 커다가 군인이 아닌 한 인간으로, 그리고 아버지로 모국 땅에 다시 섰다. 태어남과 입양, 기적과 성장의 맥락이 교차하는 이 순간, 그와 가족이 내딛는 걸음은 전 세계 입양인들에게 공감과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며 한국 사회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지난 14일, 미 육군 최초의 한국계 장성이라는 특별한 이력과 따뜻한 인간미를 지닌 스티븐 커다 미국 국립 루이스대 교수는 경기도 파주 엄마 품 동산 개장 기념행사에 참석해 입양인 대표로 진중한 인사말을 전했다. “엄마 품 동산은 침묵하던 목소리에 공간을 부여한 곳”이라며, 그는 그곳이 애도의 장소이자 회복과 인정의 무대임을 강조했다.

스티븐 커다, 모국의 품에서 진실된 뿌리 발견
스티븐 커다, 모국의 품에서 진실된 뿌리 발견

1960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그는 열 살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갔다. 아칸소대 ROTC 출신인 그는 미 육군에서 소대장, 중대장, 작전장교로 근무하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누볐다. 2012년 준장 진급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군 민사 지원의 중추인 제9 임무지원사령부 사령관까지 올랐다. 입양인 출신 장성이란 낯선 타이틀, 군인 1000명 중 단 0.06명만이 오를 수 있는 장군의 계급은 그의 헌신과 한국인으로서의 굳건한 뿌리를 보여준다.

 

든든한 아버지이자 남편으로, 그리고 교수로서 그는 궁극적으로 신념, 끊임없는 노력, 교육에 대한 믿음을 후배 입양인들에게 남겼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한강의 기적’을 가슴에 새긴 한국인 DNA가 성공의 원천이었다”고 밝혔지만, 그의 눈빛에는 무엇보다 가족의 지지와 사랑이 큰 힘이었음을 읽을 수 있다.

 

이번 방한은 한 사람의 귀향을 넘어 모두의 이야기가 됐다. 한국 사회가 입양인의 존재와 목소리를 존중하며, 새로운 치유와 희망의 공간을 함께 열었다. 정부와 행사를 주최한 미앤코리아, 따뜻하게 맞아준 국민에게 그는 반복해 감사의 말을 전했고, 이러한 여정이 입양인들과 한국 사회 모두에게 진정한 의미로 자리매김하도록 바랐다.

 

정치와 사회, 그리고 국민 공감 속에서 한국계 입양인들의 권리와 정체성 논의가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엄마 품 동산’ 등 기억과 치유 공간을 통한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입양인과 모국 사이의 의미 있는 다리가 지속되도록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

조보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스티븐커다#입양인#엄마품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