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3골 집중력 폭발”…나이지리아, 모로코전 대역전→네이션스컵 금자탑
역전극이 펼쳐진 라바트 올림픽 스타디움은 한순간 들끓는 함성으로 가득 찼다. 개최국에 0-2로 끌려가던 나이지리아 여자축구 대표팀은 후반전의 문을 열자마자 마음을 다잡았다. 연달아 3골이 터지자, 선수들은 물론 팬들도 믿을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나이지리아는 27일 아프리카 여자 네이션스컵 결승전에서 모로코를 3-2로 꺾고 6년 만에 정상 자리를 되찾았다.
이날 결승전은 개최국 모로코의 빠른 공격에 전반은 0-2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후반 들어 나이지리아의 전술 전개가 한층 과감해졌고, 공격수들의 연이은 침투가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이후 내리 3골이 쏟아지며 흐름은 한순간에 뒤집혔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투혼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번 우승으로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여자 네이션스컵 통산 10번째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13차례 대회 출전 중 10번이나 트로피를 들어 올린 압도적인 기록으로, 아프리카 여자축구 최강자의 위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적도기니만이 한 차례씩 정상을 차지했을 뿐, 나이지리아는 대회 내내 강력한 존재감을 뽐냈다. 2020년 대회가 코로나19로 취소되고 2022년 결승 진출 실패의 아쉬움을 뒤로한 것도 이날 승리로 씻어냈다.
결승전 후 주요 현지 매체들은 나이지리아 여자대표팀의 처우 문제도 조명했다. 오랜 기간 지급되지 않은 경기수당, 장비·지원 문제, 국제 강팀과의 평가전 기회 부족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지적됐다. 결승 하루 전에야 볼라 티누부 대통령이 선수단 수당 지급을 약속하기도 했다.
올루와시나 오켈레지 스포츠 전문가는 나이지리아가 여자 리그 창설 등 선구적 행보를 보여왔지만, 성별에 따른 지원 격차와 관리 부실로 인해 월드컵 8강 이상의 성과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올림픽 무대에서도 주로 조별리그에 머무른 사실은 대표팀과 축구협회 모두에게 숙제로 남아 있다.
전문가, 팬들 모두 여자축구의 눈부신 성과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향후 협회의 투자와 인식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남자 대표팀의 흥행 이면에 가려진 여자 선수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집중력은 아프리카 축구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뜨거운 여름밤, 잠시 모든 무게를 내려놓은 선수들과 이를 바라보는 팬들은 감동의 순간을 함께했고, 그 현장의 울림은 오래도록 남았다. 2025년 여자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전이 남긴 기록과 여운은 오랜 시간 팬들의 기억 속에 자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