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석, 차가운 권력의 본색”…‘태양을 삼킨 여자’ 악역 집념 연기에 압도→심장 조이는 서늘함
차가운 조명 아래 흔들림 없는 눈빛이 포착되는 순간, 안방극장에는 얼음장 같은 긴장감이 쏟아졌다. 오창석은 망설임 없는 서늘함으로 악역의 깊은 본질을 다시 그리며, 시청자의 마음을 단번에 휘어잡았다. 감정이 응축된 미세한 표정 하나하나가 대사보다 진하게 극에 응집된 에너지를 남겼다.
오창석은 ‘태양을 삼킨 여자’에서 민강 유통 법무팀장 김선재로 분해, 극의 한복판을 거침없이 사로잡았다. 극 중 김선재는 끝없는 야망을 품고 임신한 연인조차 냉혹하게 돌아서는 인물이다. 최근 방송에서는 민세리 폭행 피해자의 어머니 백설희에게 민강 유통을 흔들지 말라며 차디찬 협박을 던졌고, 권력에 굴복하는 듯한 외양 안에 잠긴 분노와 불안이 절묘하게 드러났다.

백설희의 딸 백미소가 혹시 자신의 친자일지 몰라 조마조마해하는 순간, 오창석은 장인의 집념과 불안이 교차하는 미묘한 표정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김선재는 “진짜 내 딸인 건 아니겠지. 그렇든 아니든 세상에 알려져선 안 돼”라고 냉소적으로 내뱉으며 더욱 복잡한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어 미소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장면은 최고조의 몰입감과 함께 ‘숨멎’의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회사의 추락 위기 앞에서 김선재는 책임을 밀어내고 직원들을 법적 책임과 블랙리스트로 통제하는 철두철미한 모습을 선보였다. 오창석의 눈빛과 냉정한 행보 곳곳에 절박한 악역의 본질이 스며들며, 시청자의 몰입은 절로 더해졌다. 특히 신사업에 합류한 문태경과의 신경전에서 “혹시 압니까. 그러다가 가족이 될지”라는 돌직구는 선재의 야심과 두려움, 그리고 은폐된 계산마저 고스란히 담아내며 갈등의 축을 세웠다.
매 장면마다 감정을 짓눌러 표출하는 오창석의 연기는 김선재 안에 숨은 서늘함과 뒤틀린 욕망, 깊은 불안을 투명하게 표현했다. 말 한마디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은 눈빛, 차가운 무언, 머금지 못한 미소에서 본연의 쫄깃한 서사가 완성됐다.
누구보다 단단했고 차가웠던 김선재, 그 내면의 심연에는 절절한 인간적 두려움이 숨어 있었다. 오창석이 완성해가는 악역의 표상은 극의 몰입과 긴장, 그리고 권력 앞에 흔들리는 인간성까지 치밀히 그려내며 ‘태양을 삼킨 여자’만의 서늘한 세계관을 매일 저녁 7시 5분 안방극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