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열차로 중국행 유력”…북중러 잇단 정상 회동 주목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 3일 열리는 중국의 항일전쟁 승전 80주년 열병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9월 1일 특별열차를 타고 베이징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위원장의 방중 경로와 일정, 그리고 북중러 정상급 소통이 북한과 중국, 러시아 간의 새로운 외교 구도 전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3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9월 1일 평양에서 특별열차를 출발시킬 전망이다. 평양에서 베이징까지 서울 기준 약 20~24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열병식 하루 전인 2일 베이징에 도착하려면 적어도 1일에는 출발해야 한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평양을 출발한 열차가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거쳐 베이징에 도착하는 동안, 주요 구간 호텔 예약 제한 조치 역시 관측과 맞물린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8년 3월과 2019년 1월 방중 땐 열차를 활용했으며, 2018년 5월과 6월에는 전용기 '참매 1호'를 이용한 바 있다. 다만, 최근 수년간 '참매 1호'를 사용한 정황이 포착되지 않은 데다, 노후화된 기체에 대한 부담이 제기되며 다시 열차로 이동할 가능성이 부상했다.
단둥 소재 일부 호텔의 외국인 예약 제한 조치, 그리고 9월 1~2일 양일간 단둥-베이징 구간 열차 운행이 일부 중단된 점은 김정은 위원장의 비밀리에 이동이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부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1일 밤 국경을 넘어 단둥을 경유해 베이징으로 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정은 위원장은 베이징 도착 이후 중국 정부 공식 영빈관인 댜오위타이에서 숙박할 예정이다. 그는 앞선 세 차례 베이징 방문에서도 모두 이곳에서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지는 3일 전승절 기념식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톈안먼 광장 망루에 오를 가능성에 대한 관측도 쏠린다.
정치권과 외교가는 김정은 위원장이 열차를 통한 방중과 북중러 정상 회동을 통해 대외 존재감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미국 등 서방 진영은 3국 연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편 정부는 북중러 정상급 교류의 정국적 파장과 안보 환경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향후 한미 외교라인의 대응 메시지와 유엔 등 국제사회 내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