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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군 접경에 잔잔한 노래만 울려퍼져”…북한 확성기 전략 변화→주민 스트레스 일시적 완화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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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했던 밤, 접경을 따라 흐르던 소음이 점차 희미해졌다. 강화군 일대는 그간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으로 깊은 밤까지 잠 못 들었으나, 11일 오후부터는 풍경이 바뀌었다.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한 이후, 북한도 기존의 기괴한 소음 공격을 멈추고 잔잔한 노래로 확성기 내용을 바꾼 것으로 감지됐다. 군은 북한이 11일 오후 9시께부터 새 방송을 시작했으며, 평소처럼 이튿날 새벽 5시까지 방송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작아진 방송 소리와 소음의 사라짐에 안도감을 느꼈지만, 변화가 영구적인지는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한동안 송해면, 양사면, 교동면 등지에서는 귀를 찢는 듯한 사이렌·북·장구 소리가 밤낮 없이 울려 퍼져, 시민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심지어 영유아 경기 등 건강 피해까지 호소해왔다. 인천시는 이 같은 생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강화군 내 주민들에게 방음창 설치 지원 등 대책을 추진한 바 있다.

강화군은 북한이 노래 송출로 전략을 바꾼 배경에 우리 군의 확성기 중지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변화가 일시적일 수 있으니 당분간 대남 방송에 대한 감시와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민 스트레스가 일시에 완화됐음을 넘어, 긴장이 이어지는 접경 지역에서는 관계 당국의 지속적인 대응과 세심한 대책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앞으로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접경 주민 피해 방지에 힘쓸 전망이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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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군#북한#대북확성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