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콘텐츠가 성장 견인”…넷플릭스, 2분기 실적 급증에 글로벌 시장 주목
현지시각 17일, 미국(USA)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Netflix)가 2024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회사는 매출액 110억7천900만달러(약 15조4천400억원)와 영업이익 37억7천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9%, 45%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3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비롯한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이 실적 성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2분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8천만뷰를 돌파해 역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중 상위권에 올랐으며, 사운드트랙은 빌보드와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음악 차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3는 공개 몇 주 만에 1억2천200만뷰를 기록하며 역대 여섯 번째로 높은 시청 실적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약한 영웅: Class 2’(2천만뷰), ‘광장’(1천800만뷰), ‘당신의 맛’(1천500만뷰) 등 한국 제작 작품들이 주요 인기작으로 언급됐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넷플릭스는 연간 매출 전망치를 기존 435억∼445억달러에서 448억∼452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회사 측은 달러 약세와 가입자 기반의 견고함, 광고 매출의 증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 공개 예정 작품에는 당분간 한국 콘텐츠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콘텐츠 상각비와 대규모 제작 및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상반기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2분기 실적 발표 당일, 뉴욕증시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1.91% 상승한 1,274.17달러로 마감한 뒤 시간 외 거래에서는 1.74% 하락한 1,252.00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넷플릭스 주가는 43% 상승해 시장 기대가 반영되고 있지만, 비용 부담과 투자자 경계심도 나타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끝으로 유료 가입자 수 공개를 중단했다. 당시 기준 글로벌 유료 가입자 수는 3억163만 명이었다. 최근 한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점이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는 주요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CNBC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넷플릭스의 실적 성장을 ‘글로벌 콘텐츠 시장 재편’의 신호로 해석하며, 스트리밍 업계 내 선두 굳히기에 주목했다. 자사 콘텐츠 투자와 광고 플랫폼 다변화 역시 시장 장악력 강화의 핵심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실적 확대의 핵심 배경으로 한국 등 비영어권 콘텐츠의 흥행을 꼽으면서, 하반기 이후 콘텐츠 투자·비용 구조 변화가 글로벌 미디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실적이 스트리밍 산업의 경쟁 구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