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취임사서 ‘내란’ 싹 빼버려”…이재명 대통령, 국방일보 편집 논란에 기강 강조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된 국무회의 현장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맞붙었다. 신임 장관 취임사의 핵심 메시지 누락을 두고 대통령이 직접 언론 기강을 질타하며, 군 기강 회복과 정부 소통 방식에 대한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발언마다 개혁과 성장의 의지가 분명하게 드러나며 각 부처 장관들의 역할과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7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식 발언에 앞서 신임 국무위원들에게 인사말을 요청했다. 첫 발언에 나선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2·3 불법 계엄으로 우리 군의 '군심'이 흩어져 있다"며 "군심을 바로잡고 국민의 군대로 재건시키는 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어 “말고삐를 확실히 잡고 군 개혁을 이끌어내겠다”며 협력을 당부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안규백 장관을 향해 "국방일보가 장관님의 취임사를 편집해서 핵심 메시지를 빼버렸다던데, 기강을 잘 잡으셔야 할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이어 "심각하다. 국방부 장관이 한 취임사를 편집해서, 내란 언급은 싹 빼버렸다더라"고도 덧붙였다.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국방부 산하 국방홍보원이 발행하는 국방일보가 전날 안규백 장관의 취임사를 실으며,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메시지를 누락했다는 의혹을 두고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안규백 장관은 지난 25일 취임사에서 "비상계엄의 도구로 소모된 과거와 단절하고 국민을 지키는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겠다"며 명확한 개혁 메시지를 낸 바 있다. 64년 만에 등장한 첫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군 조직의 혁신과 국민 중심 안보관 확립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통령실과 국방부, 그리고 산하 매체인 국방일보 간의 소통 방식과 언론 자율성, 책임 소재에 대해 엇갈린 반응이 쏟아진다. 국회 일부 여야 의원들은 "대통령의 언론 기강 언급은 정부 부처 내부 소통의 민낯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군심 안정, 매체 독립성 보장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제기했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각 부처 장관들이 성장과 변화에 대한 의지와 당부를 전했다. 특히 정동영 장관은 20년 만에 국무회의에 복귀하며 "국가가 일하는 방식에 대한 국민 기대가 크다"고 언급했고, 한성숙 장관 역시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 생존과 성장의 갈림길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는 신임 장관단의 첫 공식 일정으로, 각 부처의 혁신 의지와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자리였다. 정치권은 대통령의 국방일보 질타와 국방부의 개혁 방침을 놓고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향후 언론 기강 문제와 군 기강 재정립을 위한 대책 논의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